올 상반기에 전 세계 석탄발전 능력이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현지시간) 미국 비정부기구 ‘글로벌 에너지 모니터(GEM)’ 집계에서 올해 상반기에 사상 처음으로 전 세계 석탄발전 능력이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GEM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각국 정부가 승인한 석탄발전 능력은 18.3GW(기가와트)였다. 반면 석탄발전 능력 감소분은 21.2GW였다. 반 년 동안 세계 석탄발전 능력이 2.9GW 줄어든 것이다. 2.9GW는 전 세계 석탄발전 능력의 0.1%에 불과하다. 하지만 세계 석탄발전 능력이 늘어나지 않고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석탄발전 능력 감소분은 주로 기존 발전소 폐쇄와 이미 승인된 발전소 건설 계획에 대한 허가 취소 등으로 발생했다. 발전소 폐쇄는 주로 유럽 국가 주도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GEM은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석탄발전소 건립 허가를 취소할지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져있다고 밝혔다. 베트남은 9.5기가와트 규모의 석탄발전소를 세우겠다는 계획을 백지화할지 검토 중이다. 방글라데시도 16.3기가와트 규모의 발전소 건립 계획을 잠정적으로 중단했다.
크리스틴 시어러 GEM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적 에너지 수요 감소가 석탄발전량 감소의 추가적인 유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또 재생 에너지를 이용한 발전소 운영 비용이 석탄발전소 운영 비용보다 저렴해진 것도 하나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은 세계의 석탄발전 감소 추세와 반대 행보를 보였다. 중국 정부는 올해 상반기에 2016년 이후 가장 많은 석탄발전소 신설 계획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에만 총 전력 용량이 7.96GW에 달하는 석탄발전소 착공을 허가했다. FT는 중국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만회하기 위해 발전량을 늘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 석탄발전량이 처음으로 감소세에 들어섰지만 낙관적인 전망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환경 전문가들은 “팬데믹으로 인한 록다운 등 봉쇄 조치는 이산화탄소와 기타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로 이어졌다”면서도 “경제 회복을 위한 부양지원금이 환경 분야에 적절히 쓰이지 않는다면 가스 배출량은 언제든 다시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석탄발전소는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배출의 주범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유엔은 회원국들에게 2020년까지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 중단을 요구했다. 그러나 세계에서 건설 중인 석탄발전소의 전력 생산능력은 여전히 190GW에 이른다고 GEM은 지적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