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文정부 3년 서울 아파트값 509조원 상승”

입력 2020-08-03 15:22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들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서울 집값 상승실태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3년 동안 서울지역 아파트값만 52% 상승해 509조원이 올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 연간상승률은 전 정부 보다 12배 더 높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3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경실련은 국민은행 주택가격 동향을 기초자료로 2008년 12월부터 2020년 5월까지 서울 집값 변동률을 아파트·단독·연립 등 유형별로 조사했다고 밝혔다.

서울 집값 상승세의 주범은 아파트로 꼽혔다. 경실련에 따르면 문재인정부 3년 동안 아파트·단독·연립 등 서울 전체 집값은 34% 상승해 총 635조원이 올랐다. 이중 아파트 값만 509조원에 달해 전체 상승분의 80%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단독·연립주택의 상승률은 각각 16%, 9%에 불과했다.

이명박·박근혜정부와 현 정부의 아파트값 상승세를 비교하면 아파트 폭등 추세는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2008년 12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서울 아파트값 평균은 4억8100만원에서 5억9900만원으로 1억1800만원(25%) 올랐다. 반면 현 정부에선 임기 초인 2017년 5월 평균 6억600만원이던 서울 아파트 1채 값이 3년 동안 9억2000만원으로 3억1400만원(52%) 올랐다. 상승률은 2.1배 차이다.

경실련은 국토교통부가 핵심 통계로 삼는 한국감정원 자료를 토대로 따져봐도 현 정부의 서울 아파트값 연간상승률은 과거 정부보다 12배 높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감정원 지수를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값 연간상승률을 계산해본 결과 현 정부(4.7%)는 과거 정부(0.4%)보다 11.8배 높다”며 “지금 같은 추세라면 임기 말인 2년 뒤엔 아파트값이 엄청난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실련은 또 국토부가 주장하는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14%’와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제시한 ‘서울 집값 상승률 11%’는 현실과 동떨어진 통계라고 비판했다. 김헌동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은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3년간 서울 집값이 11% 올랐다고 했는데 지난 3년간 10% 정도 오른 집은 우리가 찾아봤을 때 없었다”며 “이런 엉터리 통계 때문에 22번의 대책을 내놓고도 실패를 반복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사람들이 만나면 집값 이야기만 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한데 여야는 서로 책임을 미루고 청와대는 침묵하고 있다”며 “누가 언제부터 통계를 조작해 엉뚱한 부동산 정책만 쏟아져 나오게 만들었는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