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시장역이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진 열린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지하철 이용자에게는 휴식과 즐거움을 선사하고, 사회적 기업에는 미래 먹거리를 제공하며, 지역 예술가에게는 활동무대를 마련해주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기대된다.
서울 영등포구(구청장 채현일)는 지난달 31일 서울시, 서울교통공사와 함께 영등포시장역 문화예술철도 시범역 개관식을 가졌다고 3일 밝혔다. 1996년에 개통한 지하철 5호선 영등포시장역은 약 6개월간 공사 과정을 거쳐 24년 만에 지역의 문화예술 랜드마크로 거듭났다. ‘시장의 재발견’을 모티브로 지하 1, 2, 6층과 내부 계단 등 약 1890㎡의 유휴공간을 활용해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문화예술 플랫폼을 조성한 것이다.
지난 6월 1일 영등포구와 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역과 그 일대에 문화예술 환경을 조성한다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맺으며 영등포시장역의 변신은 시작됐다. 이번 사업에는 서울교통공사가 약 31억원을 투입하고, 구가 동참하면서 영등포 사회적경제네트워크, 영등포문화재단 등 유관기관의 지역 네트워크를 총동원했다. 아울러 구는 하반기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코로나19로 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고 있는 사회적기업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방침이다.
영등포시장역 문화예술철도 시범역은 약 1년간 시범 운영된다. 이 기간 동안 지역 기반의 사회적 기업과 예술가가 함께 공간을 채우고 활동한다.
지하1층 ‘마켓마당’에는 매월 마지막주 수‧목‧금 퇴근 시간대를 이용해 매월 새로운 주제로 장터를 연다. 장터의 부스 디자인은 구에서 지난해부터 새로 시작한 ‘지역문제해결형 소셜벤처팀 육성사업’을 통해 개발됐다. 7월의 주제는 ‘홈캉스’로서 사회적기업들의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담긴 제품을 비롯해 지역 예술가들의 공방 예술품들이 선을 보인다. 8월부터는 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 입주해 있는 사회적기업에서 소규모 공연, 버스킹 등 퍼포먼스를 펼칠 계획이다.
지하2층 ‘크리에이티브 샘’ 공간에서는 홍보 콘텐츠와 유튜브 영상 등을 제작할 수 있다. 이곳 역시 지역의 사회적기업에서 총괄 운영을 맡았다. 여러 사회적기업의 제품을 리브랜딩하고 홍보 콘텐츠를 만들어 지하 1층에 마련된 미디어월에 송출하며 홍보할 계획이다.
영등포구는 2019년 미래비전추진단 산하에 사회적경제과를 신설하고 ‘지역문제해결형 소셜벤처팀 육성사업’ ‘공동주택 같이살림 프로젝트’ ‘주민기술학교’ ‘아파트 생활공작소’ 등 지역을 기반으로 한 사회적경제조직 활성화를 위해 주민들과 함께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왔다. 그 결과 지역 내 사회적기업 수가 43개(2019.1.기준)에서 74개(2020. 6. 기준)로 늘어났다. 이는 지역을 기반으로 한 사회적기업이 지역 내 경제주체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사회적경제에 대한 주민 만족도 또한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영등포구는 설명했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노후된 역사(驛舍)가 문화와 예술을 품고 다시 태어났다”며 “지역과 주민, 사회적경제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