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여름휴가 취소…집중호우 피해 복구 ‘전념’

입력 2020-08-03 13:14 수정 2020-08-03 13:23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와 전화 통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여름휴가 일정을 취소했다.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 대처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윤재관 청와대 부대변인은 3일 서면 브리핑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의 추후 휴가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주말 경남 양산 사저로 내려갔다. 이번 주 휴가를 쓰고 사저에 머무를 계획이었지만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호우 피해가 커지면서 휴가를 취소하고 청와대로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2018년 충남 대전 장태산휴양림에서 산책을 하면서 취임 두번째 여름 휴가를 보내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로써 문재인 대통령의 네 번째 여름 휴가도 폭우로 결국 취소됐다. 취임 이래 크고 작은 현안들이 터지면서 마음 편히 쉴 수 없었던 앞선 휴가 때와 마찬가지로 올해 역시 불발되면서 대통령에게 휴가 운이 따르지 않는다는 말까지 나온다.

문 대통령의 순탄치 않은 휴가는 취임 첫해부터 시작됐다.

2017년 북한은 문 대통령 휴가 출발 하루 전날인 7월28일 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화성 14호’를 발사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휴가를 보류하고 29일 새벽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했다. 이후 예정보다 12시간 지난 뒤에서야 휴가지로 출발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휴가지에서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을 전자결재로 임명한 데 이어 리아미잘드 리아꾸드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을 진해 해군기지내 해군공관 영접실에서 접견해 방위산업 협력을 논의했다. 또 강원도 평창에서는 평창동계올림픽 시설을 시찰하고 관계자들에게 성공적 올림픽 개최를 당부했다.

지난해 여름 휴가는 일본 수출규제 사태로 결국 취소됐다. 문 대통령은 집무실에서 정상 근무하며 상황 관리에 나섰다. 대신 주말을 이용해 1박2일 간 가족들과 함께 제주에서 보내기도 했다. 문 대통령 스케줄에 맞춰 휴가 계획을 잡았던 참모진들의 휴가 일정도 일부 조정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청와대 참모진들은 대통령의 휴가 일정에 맞춰 휴가지로 떠났지만 대통령의 취소 결정으로 복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문 대통령의 올해 연차 소진율은 계속 0%를 이어가게 됐다. 보통 여름 휴가를 위해 연차 중 상당 부분을 소진하곤 했지만 이번 여름 휴가도 취소되면서 올해 연차 소진율은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