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LA) 에인절스의 투타겸업 선수 오타니 쇼헤이(26)가 두번째 선발 등판에서도 부진을 이어갔다. 투구 뿐 아니라 타석에서도 함께 흔들리는 모습이다.
오타니는 2일(현지시간) 홈구장 에인절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와 경기에 선발등판해 1과 3분의 2이닝 도안 5볼넷을 포함해 2실점을 기록했다. 탈삼진을 3개 잡아내며 지난 등판보다는 그나마 호전된 모습이었지만 계속해서 마운드에 둘 수는 없는 수준이었다. 오타니는 2회초 이닝을 다 마치지 못한 채 강판당했다.
1회만 해도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상대 타자 조지 스프링거를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경기를 시작한 그는 이어진 타석도 무난하게 처리하며 이닝을 삼자범퇴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2회 시작과 함께 볼넷을 내준 뒤 폭투와 볼넷을 연달아 허용하면서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후 두 타자 연속 삼진을 잡았지만 다시 볼넷 두개를 더 허용하며 실점했다. 2회까지 던진 공만해도 50개였다.
MLB 신인왕 출신인 오타니는 2018년 토미존 수술을 받기 전까지 10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방어율은 3.31이었다. 지난해에는 수술 후유증으로 타자로만 나섰다. 타자로서도 2할 후반대에 18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괜찮은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올시즌 방어율은 37.80에 타율은 6경기에서 0.148에 그치고 있다.
오타니의 부진은 심리적 부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오타니는 시즌 개막 직전 구단 내부 연습경기에 등판해 5이닝 동안 삼진 6개와 볼넷 4개 1실점으로 비교적 호투했다. 올 시즌 등판이 예정된 경기는 현재까지 치른 2경기를 포함해 총 10경기다.
오타니는 세계 프로야구를 통틀어 쉽게 보기 힘든 투타겸업 전문 선수다. 그를 제외하면 한 시즌 10경기 이상 등판한 투수 중 20홈런 이상을 때린 건 MLB의 전설 베이브 루스가 유일하다. 오타니는 지난 시즌 지명타자로만 경기에 나섰으나 이마저 지난해 9월에 무릎 수술까지 거치면서 시즌아웃 됐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