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전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우주선 ‘크루 드래건’을 타고 우주로 향했던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속 베테랑 우주비행사 2명이 2일(현지시간) 지구에 도착한다. 이들이 무사 귀환하면 민간 우주선을 이용한 첫 우주 왕복 사례로 기록된다.
NASA와 스페이스X에 따르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체류 중이던 더글러스 헐리(53)와 로버트 벤켄(49)이 탄 크루 드래건은 1일 오후 7시35분 ISS를 출발해 지구 귀환길에 올랐다. 기상 상황 등에 문제가 없다면 이들은 2일 오후 2시42분(한국시간 3일 오전 3시42분) 플로리다주 펜서콜라 앞바다에 착수한다.
벤켄은 ISS 출발 전 화상 회견에서 “가장 힘든 것은 우리를 우주로 발사하는 것이지만 가장 중요한 일은 우리를 집으로 데려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NASA는 동부 해안으로 접근하는 허리케인의 영향권을 고려해 대서양 연안이 아닌 멕시코만을 착수 지점으로 정했다. 두 사람은 지난 5월 30일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민간 최초의 유인 우주선인 크루 드래건을 타고 우주로 날아갔다.
크루 드래건은 시속 1만7500마일(2만8000㎞)의 속도로 대기권에 진입한다. 우주선 외부 온도가 화씨 3500℃(섭씨 2000℃)까지 올라가 가장 위험한 순간이다. 크루 드래건이 바다에 착륙할 때 즈음엔 시속 20마일(32㎞) 이하로 이동할 예정이다. 헐리와 벤켄은 화상 회견에서 우주선이 파도에 흔들릴 경우를 대비해 멀미용 봉투를 챙겼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우주 비행사가 바다를 통해 귀환하는 ‘스플래시다운’은 1975년 미국과 옛소련의 우주협력 프로그램인 ‘아폴로·소유즈 테스트 프로젝트’ 이후 45년 만이다.
그동안 우주 개발은 국가 주도로 이뤄졌다. 지금까지 유인 우주선 발사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 중국, 러시아 3개국뿐이다. 민간 기업으로는 스페이스X가 유일하다.
나사와 스페이스X는 크루 드래건이 안전하게 귀환하면 다음달 중순 정식으로 ISS임무에 나설 계획이다. ‘크루 1’으로 이름 붙은 프로젝트의 우주선에는 나사의 빅터 글로버, 마이클 홉킨스, 섀넌 워커와 일본인 우주비행사 노구치 소이치가 탑승한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