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팬들 맞았지만…수원, 빅버드서 맥빠진 패배

입력 2020-08-03 06:00
수원 삼성 박상혁이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경기에서 상대 수비를 돌파 시도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수원 삼성이 홈구장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올 시즌 첫 유관중 경기에서 1명이 모자란 대구 FC를 상대로 답답한 경기를 펼치다 역습을 얻어맞고 패했다. 경기를 지배하는 상황에서도 공격 마무리를 짓지 못하면서 날카로움이 심각하게 부족한 모습이었다.

수원은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하나원큐 K리그1 14라운드 경기에서 대구 FC를 맞아 0대 1로 패했다. 전반 36분 상대 김선민이 퇴장을 당했지만 수적 우위를 살리지 못한 채로 답답한 경기를 하다 교체 투입된 상대 공격수 에드가에게 한방을 얻어맞았다.

경기 초반만 해도 나쁘지 않았다. 수중전답게 공이 빠르게 오가는 가운데 대구와 수원은 서로 바쁘게 공격을 주고받았다. 다만 날카로웠던 대구 공격에 비해 수원은 전방의 꼭짓점 타가트가 대구 정승원에게 막히면서 유효슈팅으로 공격을 마무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경기의 분수령은 전반 36분이었다. 대구 미드필더 김선민이 수원 페널티박스 왼쪽 앞에서 상대에게서 공을 되찾기 위해 태클을 하다 상대 무릎에 그대로 발이 집어넣었다. 처음만 해도 옐로카드를 빼들었던 심판은 VAR 확인을 한 뒤 망설임 없이 퇴장을 명령했다.

이후 후반까지 경기는 수원의 공격 일변도였다. 수원은 후반 들어 염기훈이 오른쪽으로 옮겨 변칙적인 크로스를 올렸고 왼쪽의 박상혁도 부지런히 돌파와 슈팅을 시도했다. 그러나 여전히 타가트의 골문 결정력이 부족했다. 고승범과 염기훈이 안쪽에서 날카로운 슛도 날려봤지만 번번이 빗나가거나 상대 구성윤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후반 막판으로 갈수록 수원의 공격은 맥이 빠졌다. 이따금 대구가 공을 빼앗아 보인 역습에 비해 수원은 공수전환 속도가 심하게 느렸다. 대구 수비는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했고, 중원 보강을 위해 김선민 퇴장 뒤 세징야를 대신해 들어온 츠바사는 역습 때마다 전방까지 매끄럽게 공을 전개했다.

결국 사단이 난 건 후반 정규시간 종료 3분을 남겨두고서였다. 부상에서 돌아온 대구 공격수 에드가가 데얀 대신 투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역습 상황을 맞았다.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공을 수원의 ‘벽’ 헨리가 잡았으나 신체적으로 강인한 에드가와의 경합에서 그만 공을 빼앗겼다. 에드가는 뒤늦게 따라가려다 미끄러진 헨리를 제치고 오른발 감아차기로 수원의 반대편 골망에 정확하게 공을 꽂아넣었다.

승점 3점을 쌓은 대구는 같은 날 상주 상무가 강원 FC와의 경기에서 2대 2로 비기면서 상무와 함께 승점 25점을 기록, 득실차에서 앞서면서 리그 3위로 발돋움했다. 반면 수원은 최하위 인천과의 승점차를 더 벌릴 기회를 살리지 못한 채로 10위에 머물렀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