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 물폭탄 한 번 더 온다… 남부지방은 찜통더위

입력 2020-08-02 17:00 수정 2020-08-02 17:27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내린 많은 양의 비로 인해 경기도 하남시 팔당댐이 2일 수문을 열고 물을 방류하고 있다. 하남=최종학 선임기자

이번 주에도 정체된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한반도 중부지방에 최대 500㎜의 매우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남부지방은 33도를 넘는 폭염이 이어지다 주말부터 장마전선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한반도 중부에 위치한 장마전선이 움직이지 않으면서 7일까지 중부지방에 많은 비가 내리겠다고 2일 전망했다. 장마전선은 이번 주 내내 시간당 50~100㎜가 넘는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3일 오전에도 시간당 100㎜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3일까지 충북북부 지방에는 많게는 500㎜, 강원영동을 제외한 중부지방에는 300㎜, 강원영동지역과 경북 지역에는 100㎜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관측했다.

기상청 제공

이번 장마의 특징은 북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의 영향으로 장마전선이 북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을 크게 받았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시베리아에도 고온현상이 이어지면서 찬 공기가 한반도 방향으로 내려오고 있어 장마전선의 정체현상이 발생했다”면서 “강수가 집중되는 구역이 남북 50㎞ 이내로 매우 좁아 지역 간 강수량 차이가 크다”고 설명했다.

4호 태풍 하구핏(HAGUPIT)의 북상하면서 따뜻한 공기가 한반도로 유입되는 것도 악재다. 하구핏은 이날 오후 3시 현재 타이베이 남동쪽 380㎞ 부근 해상에서 북상중이다. 지금은 중심기압 998hPa(헥토파스칼)의 약한 태풍이지만 점차 세력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윤 통보관은 “5일 이후에는 내리는 비의 강도가 더욱 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중부지방에는 지난달 29일부터 2일까지 많게는 500㎜가 넘는 비가 내린 상태다. 경기 남부 지역과 충북 일부 지역에서는 저수지가 범람하거나 축대가 무너지는 등의 피해가 잇따랐다. 기상청은 장마전선이 북한 지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임진강과 한탄강 인근 지역 주민과 피서지 야영객들의 안전사고 예방을 각별히 당부했다.

남부지방에는 비 대신 찜통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남부지방과 강원영서, 제주도를 중심으로 낮 기온이 33도 이상 오르는 폭염특보가 이어지겠다고 내다봤다. 특보는 4일과 5일 확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구핏이 내뿜는 많은 양의 열과 수증기가 남부지방으로 일부 유입되는 탓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남부지방은 많은 비와 찜통더위가 반복되는 만큼 수해 예방과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