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계곡서 순직… 고 김국환 소방관 영결식

입력 2020-08-02 13:52
2일 오전 전남 순천 팔마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순천소방서 산악 119구조대 고 김국환(28) 소방장의 영결식. 연합뉴스

지리산 계곡 급류에 휩쓸린 피서객을 구하려다 순직한 고(故) 김국환 소방장의 영결식이 2일 오전 전남 순천시 조례동 팔마실내체육관에서 엄수됐다.

영결식은 정문호 소방청장, 김영록 전남도지사, 유가족 등 500여명이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침을 준수하면서 전남도장으로 치러졌다.

김 소방장의 영정 앞에는 1계급 특진(소방교→소방장) 임명장과 옥조근정훈장이 나란히 놓였다.

소방청 제공

자식을 잃은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떨궜다. 김 소방장과 생사고락을 함께 했던 동료 소방관들도 애통함에 흐느꼈다.

김국환(28) 소방장의 영결식에 참석한 동료들이 슬픔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고인과 함께 순천소방 산악구조대에서 근무한 고성규 소방장은 고별사를 통해 “가시밭에서도 꽃을 피워야 하는 소방의 길, 그 길을 숙명으로 여긴 당신은 영원한 소방관”이라며 “국민을 위해 헌신한 당신의 열정이 헛되지 않았음을 영원히 기억하고 모든 소방관의 가슴속에 남아있게 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조전을 보내 “이웃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지리산 급류와 맞섰던 고인의 투철한 책임감은 우리 모두의 귀감이 될 것이며 그 용기는 국민의 가슴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고귀한 희생 정신을 대한민국 안전 역사에 깊이 새기겠다”고 밝혔다.

장례식장을 빠져나가는 고인의 유해를 향해 동료들이 경례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동료 소방관들은 고인을 추모하는 조총 발사와 함께 묵념을 한 뒤 거수 경례로 김 소방장의 마지막 길을 바라봤다. 순직한 김 소방장의 유해는 대전 현충원에 안장됐다.

김 소방장은 지난달 31일 오후 구례군 토지면 지리산 피아골 모 산장 인근 계곡물에 빠진 피서객을 구하려 오후 2시50분쯤 출동했다. 하지만 구조 도중 안전 줄이 끊어지면서 급류에 휩쓸렸다. 이후 소방당국이 특수구조대와 헬기 등을 투입해 18분만에 김 소방교를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오후 4시쯤 사망 판정을 받았다.

육군 특전사 중사 출신인 김 소방장은 지난 2017년 2월 구조대원으로 임용됐다. 보성 119구조대를 거쳐 지난 1월 산악 119구조대에 배속됐다. 보성·순천소방서에서 3년간 구조대로 활약하며 지난 3년간 1480건, 540명을 구조했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