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에 한숨 돌린 아스널…‘월클’ 오바메양 지켜낼까

입력 2020-08-02 14:14
아스널의 주장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가운데)이 1일 영국 런던 웸블리 경기장에서 첼시를 2대 1로 꺾고서 잉글랜드 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우여곡절 끝에 FA컵 우승을 차지하며 유럽대회 진출권을 획득한 아스널이 여름 이적시장을 어떻게 보낼지가 관심을 받고 있다. 주장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의 재계약을 비롯해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본격적으로 자신의 팀을 만들기 위해 어떤 자원을 데려올지도 중요하다.

아스널은 1일(현지시간) 영국 웸블리 경기장에서 열린 2019-20 에미레이트 FA컵 결승에서 오바메양의 2골에 힘입어 첼시를 2대 1로 격파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기존에도 FA컵 최다 우승팀이었던 아스날은 우승 기록을 14번째로 늘리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진출권도 따냈다. 북런던 라이벌인 손흥민의 토트넘 홋스퍼가 유로파리그 본선에 앞서 예선을 추가로 치르도록 만들어버린 건 덤이다.

최근 들어 아스널 팬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오바메양의 재계약 여부였다. 독일 분데스리가 득점왕 출신으로 지난 2018년 건너온 뒤 아스널에서 세계 최고의 공격수 중 하나로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내년 6월이면 계약이 만료된다. 그러나 최근 리그에서 유럽대회 진출권 획득에 실패, 오바메양도 덩달아 재계약을 미루면서 꾸준히 관심을 보여온 스페인 라리가 FC 바로셀로나로의 이적설이 집중 제기됐다.

미켈 아르테타 감독은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희망 섞인 전망을 내놨다. 아르테타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영국 BBC방송의 관련 질문에 “오바메양은 내가 그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안다. 구단 사람들은 모두 그를 사랑한다”면서 “우리와 계속 함께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오바메양이 재계약을 할 것 같느냐는 질문에는 “맞다. 그럴 것 같다”라고 말했다.

사실 유로파리그 우승이 아스널에 숨통을 틔워줄 가장 큰 요인은 ‘돈’이다. 지난 2월 구단이 밝힌 바에 따르면 아스널은 지난 시즌에 따른 세금 2710만 파운드(약 424억원) 지출로 인해 2002년 이후 첫 손실을 기록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관중 수입까지 사라졌다. 아스널은 관중 수입이 연간 수입의 24% 수준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도 매우 높은 축에 속하는 구단이다.

때문에 이번 우승 전까지 아스널은 이미 닥친 이적시장 계획을 확정할 수조차 없었다. 아르테타 감독은 실제로 경기 사전 인터뷰에서 “우리가 닥칠 상황에 각기 다른 시나리오 2~3개를 계획해놓고 있다”면서 “FA컵과 오바메양의 이적 여부를 연관지어 생각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우승한다면 도움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만일 우승을 놓쳤다면 치러야 할 댓가가 혹독했을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영입설도 슬슬 구체화될 전망이다. 최근 브라질의 전설적인 선수 히바우두가 언론을 통해 대표팀 후배 필리페 쿠티뉴에게 아스널 이적을 제안한 바가 있다. 그는 “쿠티뉴가 원 소속팀 바르셀로나로 돌아온다 해도 활약하긴 힘들 것”이라면서 “아스널이나 토트넘, 레스터 시티 등으로 이적해 선발을 노리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일간 미러는 아스널이 유망주 마테오 귀앵두지에 900만 파운드(약 141억원)를 얹어 쿠티뉴를 데려오려 한다고 보도했다.

아스널에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임대로 와있는 다니 세바요스의 계약 연장을 비롯해 왓퍼드의 미드필더 압둘라예 다쿠르에 영입설도 나오고 있다. 라리가 아틀렌티코 마드리드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토마스 파티를 데려오려 한다는 설도 있지만 책정된 이적료가 4500만 파운드(약 703억원) 수준으로 부담스럽다.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수 존 스톤스, AS로마의 측면 자원 저스틴 클루이베르트 영입설도 구체적이진 않지만 흘러나오고 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