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신성장동력 ‘배터리’의 수익 가능성을 입증했다. 20년간의 집요한 연구·개발(R&D)이 수확의 시기를 맞았다는 평가다. 하반기에는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출시가 예정돼 있고 유럽, 중국 등 주요 시장의 친환경 기조 확대가 진행 중 인만큼 안정적 수익창출원으로 자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LG화학은 지난 31일 2분기 매출액 6조9352억원, 영업익 5716억원을 냈다고 밝혔다. 이 중 전지 부문의 영업익은 1555억원으로 전체 영업익의 27%를 차지한다. 코로나19 침체된 경기에도 깜짝 실적을 내는 데 배터리가 일조한 셈이다.
전지 부문은 2918년 4분기 일회성 흑자 달성 이후 처음으로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이번 흑자 전환은 구조적인 이익 창출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LG화학은 2000년 미국에 연구법인을 설립해 R&D에 착수한 이후 꾸준히 투자를 늘려왔다. 지난해에는 1조1000억원의 R&D 투자 중 배터리 분야에 30% 이상을 투자했다. 그 결과 한국, 미국, 중국, 폴란드 등 전세계 생산기지에서 연간 100기가와트시의 배터리를 생산하는 설비를 갖추게 됐다.
특히 이번 흑자 전환은 전세계 전기차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의 침체에도 달성해 더욱 의미가 있다. 향후 중국 시장이 회복세에 들어서면 성장세를 가속화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장승세 LG화학 전지 경영전략총괄 전무는 “유럽 주요 고객사의 신규 모델 출시, 소형전지를 쓰는 정보기술(IT) 기기 수요 확대 등으로 3분기는 2분기보다 매출이 25% 이상 늘어날 것”이라며 “연말까지 흑자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술적으로는 LG화학만이 2분기에 배터리 사업에서 수익을 냈지만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의 흑자 전환도 곧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출시, 유럽 전기차 지원정책 확대 등 전기차 수요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그린 뉴딜 정책 추진과 함께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시장도 활성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올해 초 38조원 규모였던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2025년 18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