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성악가 플라시도 도밍고(79)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완치 후 오는 6일(현지시간) 첫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AP통신 등 해외 언론들은 도밍고가 이날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열리는 오스트리아 음악상 시상식에서 공로상 수상자로 초청돼 참석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3월 코로나19 확진 판정 소식을 전한 그가 멕시코에서 치료를 마친 후 처음 얼굴을 드러내는 자리다.
시상식 언론인 심사위원단은 도밍고의 공로상 수상과 관련해 “도밍고는 세계에서 가장 훌륭하고 영향력 있는 성악가 중 한 명”이라며 “수십 년간 성악의 국제적 기준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도밍고는 이에 대해 “우리 모두에게, 또 우리와 세계의 건강 문제에서도 아주 민감한 시기”라며 “음악을 장려해 새로운 시작을 위한 에너지를 얻는 게 중요하다는 점에서 오스트리아 음악상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훌륭하다”고 화답했다.
앞서 성악계의 황태자로 군림해온 도밍고는 지난 수십 년 간 동료 가수 등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상태다. 처음 성추행 혐의를 전면 부인했던 그는 미국오페라노조(AGMA)와 LA오페라 등이 그에 대한 고발을 접수하고 조사에 들어가자 지난 2월 피해 사실을 폭로한 여성들에게 사과하기도 했다.
이에 고국인 스페인 문화부 등이 도밍고가 오페라 무대에 설 수 없도록 조치하기도 했으나 여전히 도밍고를 지지하는 유럽 다수 공연장이 무죄 추정원칙을 들어 도밍고에게 무대를 열어 주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조금씩 수그러드는 유럽이 다수의 여름 축제를 재개하는 상황에서 도밍고는 다음 달부터 이탈리아 나폴리 인근 카세르타와 베로나 등에서 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