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윤희숙 의원이 지난달 30일 본회의 단상에서 ‘임대차 3법 반대’ 연설을 한 것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미지 가공”이라고 비난했다.
박 의원은 “임차인이라고 강조했지만, 언론에 따르면 현재도 1주택을 소유한 임대인”이라며 “소위 오리지널은 아닌데 마치 평생 임차인으로 산 듯 호소하며 이미지 가공하는 것은 좀…”이라고 적었다. 윤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앉아 있는 본회의장에서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는 말로 연설을 시작해 화제가 됐다. 그는 연설에서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언급하며 “(오늘 표결된 법안을 보면서) 제게 든 생각은 ‘4년 있다가 꼼짝없이 월세로 들어가게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었다”며 “많은 사람은 전세를 선호한다. 1000만 인구의 삶을 좌지우지하는 법을 만들 때는 최소한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문제가 무엇인지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윤 의원은 서울대 경제학 석사, 미 컬럼비아대 경제학 박사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냈고 총선 전 통합당에 영입돼 서울 서초갑에 출마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핵심 보직인 경제혁신위원장을 맡긴 경제통이다. ‘임차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했지만 임차인이면서 동시에 성북구에 아파트 1채를 갖고 있는 임대인이기도 하다.
윤 의원 발언이 화제가 되자 박 의원이 윤 의원의 1주택 사실을 저격하며 ‘이미지 가공’이라고 언급한 것이다. 거기에 박 의원은 “일단 의사당에서 눈을 부라리지 않고 이상한 억양을 쓰지 않으며 조리 있게 말한 것은 그쪽(통합당)에서는 귀한 사례이니 평가를 한다”고 적어 논란이 일고 있다.
통합당은 박 의원이 ‘이상한 억양’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지역 폄하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통합당에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의원들이 많아 이를 폄하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황규환 통합당 부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마치 특정 지역을 폄하하는 듯 들린다. 아니면 특정인을 폄하하는 것인지”라며 “임대인과 임차인 편 가르기를 하더니 이제는 임차인끼리 또 편을 가르는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조수진 의원도 페이스북에 “박 의원은 대전의 아파트, 경남 밀양의 건물, 대구의 주택·상가를 보유 중”이라며 “(민주당 소병훈 의원이 언급한)범죄자들·도둑들의 내로남불은 역시 끝을 모른다”고 적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