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씻어낸다고 5만원권 수백장 세탁기에…

입력 2020-07-31 09:01
세탁기에 세탁된 돈. 한국은행 제공

경기도 안산에 사는 엄모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불안감에 부의금으로 받은 5만원권 수백장을 세탁기에 넣고 돌렸다. 결과는 2000만원 넘는 지폐를 훼손시켰다.

인천에 사는 김모씨도 같은 이유로 500만원 넘는 돈을 전자레인지에 넣고 작동시켰다. 돈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타버렸다.

한국은행은 올해 상반기 심하게 젖거나 타버린 탓에 못 쓰게 된 돈이 2조7000억원에 달했다고 31일 발표했다. 한은이 폐기한 손상 화폐는 3억4570만장으로 1년 전보다 50만장 늘었다. 코로나19 소독 여파가 있었던 탓이다.

(서울=연합뉴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은이 폐기한 손상 화폐는 3억4천570만장으로, 1년 전 같은 때보다 50만장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 폐기된 돈을 액수로 따지면 2조6천923억원어치다. 이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자 잘못된 소독 방법으로 인해 훼손된 지폐 신고 접수 건도 상당했다. 사진은 후손된 지폐 사례들. 한국은행 제공

폐기된 돈을 액수로 따지면 2조6923억원어치다. 지폐는 3억3040만장(2조6910억원)이 버려졌다. 만원권(2억2660만장) 천원권(8560만장), 5000원권(1260만장), 5만원권(550만장) 순으로 훼손됐다.

동전은 10원화(780만개)를 중심으로 1530만개(13억원)가 폐기됐다.

그나마 한은 화폐 교환 창구에서 교환 화폐 2360만장(60억5000만원)은 일부 교환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0만장(24억2000만원) 늘었다. 지폐는 총 9만4300장(25억2000만원)이 사용 가능한 돈으로 교환됐다. 5만원권(4만6400장), 만원권(2만5600장), 천원권(1만9600장), 5000원권(2600장) 순이었다.

손상 사유로는 습기에 의한 부패 등 부적절한 보관 손상이 4만2200장(10억20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화재(3만7900장, 13억2000만원), 세탁·세단기 투입 등 취급 부주의(1만4300장, 1억9000만원)가 뒤를 이었다.

(서울=연합뉴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은이 폐기한 손상 화폐는 3억4천570만장으로, 1년 전 같은 때보다 50만장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 폐기된 돈을 액수로 따지면 2조6천923억원어치다. 사진은 손상 화폐 교환 안내도. 한국은행 제공

한은은 화재 등에 지폐가 타버렸을 때 원래 면적의 4분의 3 이상이 남아있으면 모두 새 돈으로 바꿔준다. 남은 면적이 5분의 2 이상∼4분의 3 미만이면 절반만 교체해준다. 5분의 2 미만이면 바꿔주지 않는다. 동전은 모양을 알아볼 수 있다면 전액 교환된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