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당국이 9월 총선을 앞두고 12명의 민주화 운동 인사들의 후보 등록을 거부했다. 그들이 홍콩 국가보안법에 저항해 헌법을 위배했다는 것이 참정권 박탈의 이유였다고 미국 ABC뉴스가 30일 보도했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화 진영 측은 입법회의 70석 중 과반수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유력 인물인 조슈아 웡과 레스터 슘 등이 입후보에서 배제됐다.
홍콩 선거관리위원회는 공개성명에서 ▲홍콩의 독립을 지지한 경우 ▲외국 정부에 홍콩 독립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한 경우 ▲베이징 중앙당국이 마련한 국가보안법에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경우 ▲당선 이후에 반대표를 앞세워 정부에 특정한 정치적 요구를 강요할 것이 분명한 인사들은 공직에 출마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이번 결정이 홍콩의 미니 헌법인 기본법에 따른 조치였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번 후보 배제를) 정치적 검열, 언론자유 제한, 입후보권 박탈 아니냐는 일각의 주장들은 언급할 가치도 없다”면서 “추가 배제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2014년 우산혁명 때부터 민주 운동가로 두각을 나타낸 조슈아 웡은 이번 결정이 “홍콩인들의 (자유) 의지를 완전히 무시한 처사”이며 “도시의 자치를 상징하는 마지막 기둥(참정권)이 무너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입후보 배제된 야당 후보에는 조슈아 웡 외에 현역 의원 4명, 독립운동가 등이 포함됐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