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미국의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35%가량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분기별 GDP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악의 성장률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9일(현지시간) 미 상무부 자료를 근거로 미 전역에 내려졌던 봉쇄 조치의 여파로 2분기 GDP 성장률이 34.8% 곧두박질쳤다고 보도했다. 미 정부가 지난 3월 중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이후 미국인들이 집에 머물면서 외식과 소비, 여행 지출이 줄었고 그 결과 미국 GDP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 지출이 붕괴됐다는 것이다.
CNBC도 다우존스 컨센서스를 인용해 2분기 GDP 성장률이 34.7%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그랜트 손튼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다이앤 스웡크는 “이번 분기 GDP 감소폭은 1947년 분기별 집계를 시작한 이래 70여년만에 가장 큰 규모”라고 말했다.
이번 분기 하락폭은 석유파동이 일었던 1980년 1분기(8%),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4분기(8.4%) 때보다도 훨씬 크다. 미국에서만 7만명의 사망자를 낸 아시아 독감 대유행 직후인 1958년 1분기에도 10% 하락에 그쳤다.
통신은 “연간 GDP 성장률이 35% 하락했다는 것은 실제로 2분기 경제가 1분기보다 10%가량 하락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미 언론은 3분기에는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GDP 성장률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 5월 주 정부가 단계적으로 봉쇄 조치를 풀면서 소비 심리가 회복된 영향도 있다. CNBC와 무디스는 3분기 16.4%, 블룸버그통신은 18% 성장을 예상했다.
3분기 GDP 성장률은 미 대선 5일 전인 10월 29일에 발표된다. 코로나19 여파로 우편투표가 확대될 것임을 감안하면 이번 2분기 경제 상황이 대선에 직접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정책금리를 현 수준인 0.00~0.25%로 동결했다. 연준은 지난달 정책금리를 동결하면서 제로금리를 2022년까지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화상 기자회견에서 “경제 앞에 놓인 길이 이례적으로 불확실하다”며 “경제 앞날은 코로나19 억제 성공 여부에 상당부분 달려 있다”고 말했다.
권지혜 강창욱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