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선 세 아이 아빠, 밖에선 소녀 강간…두 얼굴의 그놈

입력 2020-07-30 16:40
트로이 존슨. 뉴사우스웨일스주 경찰

호주에서 12살 소녀를 납치하고 강간한 남성이 징역 28년형을 선고받자 자신이 세 아이의 아버지인 점을 고려해달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호주의 데일리메일은 아동 납치·강간 혐의로 재판을 받는 트로이 존슨(34)이 항소심에서 선처를 호소했다고 29일(현지시간)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존슨은 2017년 5월 등교 중인 12살 여학생을 칼로 위협해 납치한 후 인근 풀숲으로 끌고 가 성폭행했다. 그는 범행 직후 태연히 직장에 출근해 교통사고가 있었다고 둘러댔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뻔뻔한 거짓말은 피해 여학생의 신고로 세상에 드러났다. 당시 피해 학생은 존슨의 인상착의에 대해 “파란 눈의 백인 남성, 칙칙한 금발이었고 독특한 야구 모자를 쓰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현장. 뉴사우스웨일스주 경찰

피해 학생의 진술을 바탕으로 수사를 펼친 경찰은 두 달 뒤 존슨을 검거했다. 경찰은 압수수색에서 범행에 사용된 도구와 옷가지들을 수거했으며 사건 현장과 1.5㎞ 떨어진 지점에서 교통사고 났다고 둘러댄 그의 차량도 발견했다.

이후 경찰 조사에서 존슨은 범행 사실을 친구에게 자랑하듯 이야기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또 체포되면 대량의 인슐린을 복용해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는 계획까지 세워놨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밖에도 경찰은 존슨이 또 다른 10대 소녀의 그루밍 범죄에도 연루된 사실을 찾아냈다.

결국 재판에 넘겨진 존슨은 징역 28년형을 선고받았다. 담당 판사 데이비드 윌슨은 “정신감정에서 ‘악마 탓’이라고 한 당신 말이 맞다. 당신은 악마”라면서 “진정한 악행을 저질렀다. 우리 사회에 당신 같은 사람을 위한 자리는 없다”고 힐난했다.

이에 존슨은 재판 결과에 불복했다. 존슨 측 변호인은 항소심 재판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꺾어버리는 절망적 판결이다. 세 아이의 아버지인 그에게 출소 후 삶에 대한 기대를 무너뜨린다는 점에서 매우 불합리하고 부당하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이어 “범행이 1시간이라는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 안에 벌어졌는데 징역 28년은 너무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판결을 유보한 상태다. 현재 존슨은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나우라 지역 교정시설에서 수감 상태로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혜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