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 배경 알려지지 않아…후임 미정
미국이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타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협상단을 이끌었던 대표를 교체했다.
미국 국무부는 29일(현지시간) 제임스 드하트 국무부 협상대표가 북극권 조정관에 임명됐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이어 드하트 전 대표가 국무부 장관과 부장관의 수석고문으로, 북극 관련 정책 수립과 외교적 활동을 주도하고 조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미 국무부는 방위비 협상을 맡았던 드하트 전 대표가 북극 관련 업무로 이동시킨 것이다.
드하트 전 대표는 지난해부터 미군이 주둔한 나라들과의 방위비 협상을 이끄는 미국 측 대표 역할을 맡았다.
특히 드하트 전 대표는 지난해 9월부터 지난 3월까지 한국 측과 7차례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진행했다. 한 때 한·미가 실무협상에서 전년 대비 13% 인상안에 잠정 합의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이를 거부하면서 물거품이 되기도 했다.
현재 한국은 전년 대비 13% 인상안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전년과 비교해 거의 50%나 오른 13억 달러(1조 5665억원)를 요구하면서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미국이 드하트 전 대표를 교체한 이유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이 협상 전략과 스타일을 바꾸기 위해 대표를 바꿨다는 관측도 있다. 한국과의 방위비 협상에 진척이 없자 대표를 교체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기적 인사라는 주장도 있다. 한·미 방위비 협상이 올스톱된 상태라 28년된 베테랑 외교관인 드하트 전 대표에게 북극 업무를 맡겼다는 얘기도 나온다.
드하트 전 대표는 지난해 11월 19일 서울에서 있었던 한·미 방위비 3차 회의 도중 한국 측 제안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쏟아내며 회의 시작 1시간여 만에 자리를 박차고 나가 논란을 빚기도 했다.
드하트 전 대표의 후임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국무부는 후임 대표는 거론하지 않은 채 “미국은 한국과 상호 수용가능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오랜 관점은 한국이 공정한 분담을 위해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고 해야 한다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드하트 전 대표가 맡게 될 북극권 조정관은 북극에서 미국의 이익을 지키고 러시아와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에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신설한 자리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후임 인선이 이뤄지지 않아 3년 넘게 공석인 상태로 있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