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소강상태지만 여전한 불안…대전 피해 상황은

입력 2020-07-30 16:06 수정 2020-07-30 16:32
30일 오전 대전시 서구 정림동 한 아파트 주차장과 건물 일부가 잠겨 소방대원이 구조활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새벽부터 오전까지 내린 폭우로 대전지역 곳곳에 피해가 속출했다.

그러나 피해 복구작업이 여전히 진행 중이고, 야간부터 또 다시 많은 양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추가 피해가 여전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30일 오후 대전시청에서 브리핑을 갖고 “시간당 최대 79㎜의 비가 짧은 시간 안에 집중적으로 내렸다. 일부 지역은 배수시설 처리용량 한계로 침수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부터 이날 오후 3시까지 대전·세종·충남지역의 강수량은 대전 문화동 197㎜, 금산 158.3㎜, 계룡 144㎜, 논산 142.5㎜, 천안 성거 118㎜, 세종 금남 111.5㎜, 천안 92.6㎜ 등이다.

이중 대전 문화동의 경우 오전 3시 57분부터 1시간 동안 무려 79㎜의 폭우가 쏟아졌다.

집중호우로 대전은 사망 1명, 경상 1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물적피해는 오후 3시 현재 462건이 확인됐다.

세부적으로는 공공시설 2건, 하천 86건, 도로침수 124건을 비롯해 주택 65동, 공장 3동, 차량침수 46대, 주차장 침수 22개소 등으로 조사됐다. 농경지는 38.2㏊가 침수됐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아파트는 235세대 중 D동·E동의 28세대가 침수돼 56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보트를 이용해 아파트 주민 141명을 구조했다.

사망자도 이곳에서 발생했다. 구조활동을 하던 소방당국이 아파트 1층에 거주하는 50대 남성 A씨가 쓰러진 것을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숨진 것이다.

경찰은 호우에 따른 사망인지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씨에 대한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부검결과는 31일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구조대원들이 침수된 정림동 코스모스아파트에서 주민들을 보트에 태워 구출하고 있다. 대전시 제공

시는 포크레인을 이용해 인근 약수터에서 코스모스아파트로 유입되는 물을 대부분 차단했다. 아파트에는 배수펌프 10여대를 동원해 물을 빼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배수량이 많아 오늘(30일) 오후 늦게서야 작업이 완료될 전망이다.

아파트 1층 거주민 등 이재민들은 오량테니스장·정림사회복지관을 임시생활시설로 마련해 보호하기로 했다.

경상자 1명은 서구 가수원동의 한 골프연습장 지하 1층에서 배수작업을 하다 감전된 주민이다.

허 시장은 “코스모스아파트와 같은 위험 지역은 집중호우가 유입되지 않도록 배수 관경을 넓히고, 수로를 확보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겠다”며 “도심 지하차도는 내구 연한을 넘긴 26곳의 배수관련 시설들을 단계적으로 교체하겠다. 배수펌프 용량도 늘릴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31일 오전까지 50~100㎜, 많게는 20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된 만큼 추가 피해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시는 일단 관련 공무원들을 비상대기시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월훈 대전시 시민안전실장은 “31일 새벽에도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이지만 오늘처럼 시간당 80㎜의 집중호우는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며 “재난상황실이나 배수 관련 공무원들을 대기시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