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최재형 감사원장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집중 공세를 두고 “박근혜 정부가 생각난다”고 지적했다.
최 원장은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의 상징인 탈원전 정책에 대해 비판적 태도를 보이고,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을 공석인 감사위원에 임명하려는 청와대 뜻을 친정부 성향 인사라며 거부했다고 알려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조 교수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근혜 정부의 한 사건이 데자뷔처럼 떠올랐다”며 “양건 전 감사원장은 당시 청와대에서 추천한 감사위원을 선거 캠프 출신 인사라며 제청을 거부했다”는 당시 언론 보도를 인용했다.
이어 “결국 감사원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MB의 4대강 사업을 비판했고, 정치적 중립을 지키려던 양 전 원장은 임기가 보장된 자리를 청와대 외압에 의해 스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민주당은 ‘청와대는 감사원에 대한 인사개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면서 “감사원과 관련된 헌법 학습에 대한 기대는 둘째 치고 민주당은 지난 정부에서 자신들이 했던 말만 기억하고 그대로 실천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조 교수는 “여당이 법안 밀어붙이기를 하는 것은 야당이 얼마나 한심하면 저럴까 이해가 된다. 정책은 결과로 말하면 된다”면서도 “인사 교착상태는 헌법정신에 따라 순리대로 풀어야지 이렇게 감사원장을 겁박하고 사퇴 운운하는 게 문 정부 성공을 위해 필요한 일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자신들이 했던 말을 실천함으로써 인사 난맥을 해결하고 또 정치발전에도 이바지하든지 아니면 그때는 틀렸고 지금은 맞는 이유를 알기 쉽게 설명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청와대와 민주당은 추운 겨울에 촛불을 들었던 국민을 생각하길 바란다”면서 “견제받지 않는 거대 권력의 탄생으로 그동안 쌓아 올린 민주주의를 잘 지킬 수 있을지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탄핵 당한 정부가 왜 민심과 멀어지게 됐는지 생각해보길 간청한다”면서 “대통령에게 충성 경쟁하느라 보수당을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 수준으로 전락시킨 전 새누리당 의원들이 현재 어떻게 됐는지 교훈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조 교수는 “미래통합당을 야당이라고 할 수 있나. 제대로 좀 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최성훈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