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부자구단 맨체스터 시티가 이강인의 팀 동료 페란 토레스(20) 영입을 시작으로 이적시장 활동에 본격 나섰다. 최근 유럽축구연맹(UEFA)의 재정적 페어 플레이(FFP) 징계가 사실상 철회돼 걸림돌이 사라진만큼 ‘화수분’ 자금력을 다시 과시할 기세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맨시티가 29일(현지시간) 토레스를 영입하기로 스페인 라리가 발렌시아 CF와 합의했다고 30일 보도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다음 시즌 리버풀로부터 우승 타이틀을 되찾아오기 위해 전력보강을 요청하면서 구단 측이 재빠르게 제 1 목표였던 토레스를 데려오려 움직였다는 설명이다.
맨시티가 토레스에 관심을 보여온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더타임스는 27일 이적시장이 열리자마자 맨시티가 협상을 진행했으며 29일 토레스 영입을 큰 틀에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아직 세부적인 부분이 남아있지만 합의가 틀어질 여지는 별로 남아있지 않으며 수일 안에 협상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맨시티가 발렌시아에 건낼 이적료는 2300만 유로(약 323억원)다. 여기에 추가요건 달성 시 1200만 유로(168억 원)이 추가된다. 추가요건 중에는 발롱도르 수상 등도 들어가있다.
이강인과 같은 발렌시아 유소년팀 출신으로서 함께 주전 경쟁을 펼쳐온 토레스는 보다 전형적인 측면 자원이다. 중앙 플레이메이커지만 측면에서도 뛰는 이강인과는 플레이 유형이 다르다. 맨시티가 토레스를 영입하려는 이유도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는 윙어 르로이 사네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서다.
맨시티가 발렌시아와 합의한 이적료 2300만 유로는 예상보다 훨씬 싼 가격이다. 토레스가 2018년 발레시아와 재계약을 맺을 당시 설정한 이적허용 금액은 1억 유로에 달했다.
더타임스는 토레스가 발렌시아와 재계약을 거부하면서 협상에서 불리해진 구단 측이 이적료를 내릴 수밖에 없었고 당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구단이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점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렌티코 마드리드, 유벤투스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등 유럽 유수의 구단들이 관심을 보였지만 토레스 본인이 과르디올라 감독 아래서 뛰고 싶어한 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토레스는 이번 시즌 전체 44경기에서 6골 8도움을 올려 주전으로 활약했다. 다만 이강인이 토레스의 빈자리에서 뛰더라도 본래 포지션이 아니라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게다가 이강인 역시 구단과 재계약을 거부하면서 이적 의사를 비친 바 있어 여름 이적시장에서 팀을 떠날 수 있다.
맨시티는 약 1000억원 이적료가 예상되는 이탈리아 세리에A SSC 나폴리의 수비수 칼리두 쿨리발리에도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와 동시에 EPL 본머스의 나단 아케, 라리가 비야레알의 파우 토레스 등에도 입맛을 다시고 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