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들의 이익단체인 한국소설가협회가 한 국회의원의 질문에 “소설 쓰시네”라고 답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소설 문학을 거짓말로 평가 절하해 소설가들에게 상처를 줬다는 것이다.
소설가협회는 30일 성명을 내고 최근 추 장관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아들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과 법무차관의 대가성 인사 의혹을 제기한 미래통합당 윤한홍 의원의 질의에 “소설 쓰시네”라며 반발한 대목을 언급했다. 협회는 “이 장면을 보고 많은 소설가들은 놀라움을 넘어 자괴감을 금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한 나라 법무부 장관이 소설을 거짓말 나부랭이 정도로 취급하는 현실 앞에서 문학을 융성시키는 일은 참 험난하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국회에서 국민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 법무부 장관이 아무렇지도 않게 소설을 거짓말에 빗대어 폄훼할 수가 있냐. 어려운 창작 여건에서도 묵묵히 작품 활동을 하는 소설가들의 인격을 짓밟는 행위와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협회는 “법무부 장관이 소설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 같으니, 우선 간략하게 설명부터 드려야 할 것 같다”며 거짓말과 허구(虛構)의 개념을 학술적으로 설명했다. 협회에 따르면 거짓말은 상대방에게 가짜를 진짜라고 믿게끔 속이는 행위다. 소설에서의 허구는 거짓말과 다르다. 소설은 지어낸 이야기라는 걸 상대방(독자)이 이미 알고 있으며, 이런 독자에게 ‘이 세상 어딘가에서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이야기’로 믿게끔 창작해 낸 예술 작품이라는 게 협회의 설명이다.
1974년 발족한 사단법인 한국소설가협회는 소설가로만 구성된 국내 유일의 문인 단체다. 소설가 유주현, 김동리, 한무숙, 김광식, 홍성유, 정을병, 정연희, 유재용, 이동하, 백시종, 김지연 등이 회장을 맡았다. 회원 수는 지난 2월 기준 1300여명이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