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관련 피해자를 조롱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됐던 진혜원 대구지검 부부장 검사가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진 것에 대해 한 검사장을 ‘야만인’으로 비유하면서 검찰개혁을 주장했다.
진 검사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영국 출신의 세계적 작가 팀 노블과 수 웹스터가 1997년에 공동 작업한 조각품”이라며 ‘신종 야만인들’(New Barbarians)이라는 조각상을 소개했다.
그는 “원래 마담투소 박물관에 전시할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상을 제작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는데 여러 가지 의미를 담기 위해 제목을 ‘신종 야만인들’로 붙였다”며 “시각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신체의 일부는 나뭇잎과 인조모피로 가렸다”고 부연했다.
이어 진 검사는 한 검사장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택 압수수색 당시를 언급하며 한 검사장의 행동을 비판했다. 그는 “공직자의 집을 압수수색한다고 (언론에게) 주소와 시간을 알려주고 짜장면(한식?)까지 주문해서 먹는 등 문명국가의 공권력이 가져야 할 품격과 준법의식에 야만적 타격을 가해놓고 막상 자기들이 당하는 상황이 되니 상당히 시끄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야만인들의 행위 때문에 공권력의 남용을 방지하는 제도를 설립하기 위해 분투해온 것이 프랑스혁명 이후 세계의 역사”라며 “야만화된 한국 검찰 제도도 마무리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진 검사는 “작품은 제목만이 아니라 내용도 의미심장하다”며 “두 야만인이 사이좋게 어디론가 걸어간다”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웅)는 이날 오전 10시30분쯤 한 검사장이 연구위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법무연수원 용인분원 사무실에서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가입자 식별 모듈·USIM) 압수를 시도했다. 한 검사장이 소환에 불응해 이뤄진 집행이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두 사람 사이엔 몸싸움이 벌어졌다.
한 검사장 측은 현장을 지휘하던 정 부장의 허락을 받고 변호인에게 전화를 걸기 위해서 휴대전화 잠금을 풀려 하자 정진웅 부장검사가 몸을 날려 덮쳤다고 주장했다. 반면 수사팀은 한 검사장이 소환에도 불응하고 현장에서 압수수색을 집행하려 하자 물리적으로 방해하는 등 증거인멸 시도가 있었다고 전했다. 또 이로 인해 정 부장검사가 넘어져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고 맞섰다.
송혜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