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범죄 전과가 있는 이들의 이름과 얼굴 등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디지털교도소’가 엉뚱한 사람을 성폭행범으로 지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격투기 선수 김도윤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다같이산다 김만수르TV김도윤’은 최근 악플로 도배되기 시작했다. 김씨가 성범죄를 저질러 놓고도 뻔뻔하게 유튜버 활동을 한다는 내용이었다.
김씨에게 악플이 달리기 시작한 것은 ‘디지털교도소’에 김씨가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로 지목되면서부터였다. 디지털교도소 측은 이달 초 김씨가 성범죄자라며 김씨의 유튜브 채널과 페이스북 주소, 그가 운영하는 쇼핑몰을 공개했고 이를 본 네티즌들이 김씨를 비난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김씨는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과 무관한 일반인이었다. 김씨는 디지털교도소에 “왜 내 정보가 올라가 있냐. 내라지 않으면 신고하겠다”고 따졌고 이후 디지털교도소는 김씨의 신상정보를 사이트에서 내렸다.
디지털교도소 측은 사이트를 통해 “현재 인터넷에서 돌고 있는 김도윤님은 동명이인이라는 제보를 받았다”면서 “운영진의 제보 검증 단계에서 확실한 확인 없이 업로드된 것으로 보고 상황을 파악 중”이라고 공지했다. 이어 “김도윤님께 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며 “정확한 사실 확인 후 진행 상황을 업데이트 하겠다”고 밝혔다.
김씨는 현재 악플로 인해 정신적 피해와 경제적 피해까지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생각보다 많이 노출되는 공간에 제 의사와 상관없이 신상정보가 올라갔고, 제가 사업 때문에 새로운 사람을 만날 일이 있을 때 이 글을 본 사람들은 저를 성폭행 가해자로 알고 있지 않겠느냐”며 “관련 사건이 있었는지도 몰랐다가 성인이 돼서 저런 사건이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정말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또 김씨는 “경찰에 신고하려고 했지만 주변에서 ‘디지털교도소는 서버를 해외에 두고 있어 신고해도 못 잡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어 지금은 거의 포기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홍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