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내야수 김혜성(21)이 다재다능한 포지션 소화 능력으로 내야와 외야 수비를 오가며 팀 운용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꾸준한 노력으로 올 시즌 장타율과 볼넷 수에서도 크게 발전해 공·수 모두에 기여하고 있는 김혜성은 손혁 키움 감독을 미소 짓게 하고 있다.
김혜성은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프로야구 KBO리그 6차전 경기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외야수로 출전하는 게 경기력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며 “수비는 모두 같기에 아웃만 시키자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혜성은 지난 2일부터 외야수로 출전하는 경기가 늘고 있다. 24일부터 3일간 치러진 롯데 자이언츠전에 좌익수로 나섰고, 한 차례 2루수로 투입된 뒤 29일 두산전에서 다시 좌익수 포지션을 맡았다.
이는 현재 포화 상태가 된 키움 내야 상황 때문이다. 키움은 지난달 말 새 외국인 타자로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내야수로 활약했던 에디슨 러셀을 영입했다. 원래도 박병호-서건창-김하성-전병우 등 내야수 포지션에 선수가 많았던 키움으로선 포지션 운용에 문제가 생긴 것.
이런 상황에서 외야 수비까지 볼 수 있는 김혜성이 숨통을 틔웠다. 손혁 키움 감독은 ‘외야수’ 김혜성에 대해 “천재가 아닌가 생각했다”고 극찬했다.
김혜성은 ‘실수를 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스타트와 콜 플레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그는 “만세는 부르지 말자, 실수하지 말자고 생각하면서 수비한다”며 “그를 위해 스타트를 더 중요시하게 된다”고 했다. 이어 “외야 수비에 대해 조언을 따로 구하진 않지만 중견수로 출전하는 선수들과 ‘콜 플레이를 많이 하자’는 식의 대화를 많이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김혜성의 진가는 수비에서만 나오는 건 아니다. 7월 들어 약간 주춤하고 있긴 하지만, 올 시즌 장타율은 크게 발전한 모습이다. 매해 3할 정도였던 장타율이 올 시즌엔 0.424에 달할 정도. 이는 지난해와 같은 몸무게를 유지하면서도 근력은 늘린 꾸준한 웨이트 트레이닝의 산물이다. 김혜성은 “작년보다 웨이트 트레이닝 중량을 늘려 도움이 많이 됐다. 덤벨 프레스 같은 걸 하면 중량을 10㎏ 정도는 더 든다”고 말했다.
볼넷 수가 늘어난 것도 김혜성이 타석에서 발전한 증거다. 지난해 122경기 29개였던 볼넷 수는 올 시즌 69경기 27개로 거의 2배 가까이 얻어내는 페이스다. 김혜성은 “볼넷의 중요성을 알고 공을 많이 보자고 생각했다”며 “작년에도 출루율이 낮아 OPS가 낮았는데 이를 높이려고 했다”고 했다.
손 감독은 김혜성에 대해 “수비에서 실책을 할 수도 있고 안타를 못 칠 수도 있지만 내외야 수비를 오가는 것만으로도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