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29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낙연 김부겸 후보가 29일 첫 TV 토론회에서 대표 임기 문제 및 행정수도 이전 관련 입장 변화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박주민 후보는 두 후보들과의 차별화에 힘썼다.
김 후보는 이 후보가 차기 대선에 도전할 경우 임기 시작 뒤 6개월 10일 만인 내년 3월 대표직을 사퇴해야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후보는 “민주당이 여러 위기조짐이 보이는데, 아직도 위기가 정점에 이르지 않았다”며 “위기를 잘 마무리해야하는 시점이 내년 4월 재보궐선거인데 그때 당 대표가 사임하면 선장이 자리를 비우고 배에서 내린 꼴이 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책임있게 처신하겠다”며 “선거는 선거 전까지 잘해서 (승부가) 판가름 난 경우도 많다”고 반박했다. 이어 “비상시국이기 때문에 구원투수의 심정으로 나섰는데, 구원투수가 9회말까지 다 던진다는 것도 이상하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최근 정치권 화두로 떠오른 행정수도 이전 문제에 관해 이 후보가 입장을 바꿨던 점도 지적했다. 김 후보는 “2002년 16대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대변인 시절에는 적극적으로 찬성했지만, 2004년 건설교통부 국정감사장에서는 호남이 손해를 본다면서 반대했다”며 “입장이 몇 번 바뀌었다. 철학은 있는데 전체적으로 소극·보수적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행정수도 건설 자체에 반대했다기보다는 비수도권 지방과의 불균형이 생기는 경우 보완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취지였다”며 “호남 의원으로서 호남이 수도권뿐만 아니라 세종시로부터 뒤처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던 것”이라고 답했다.
40대인 박 후보는 자신의 신선함을 무기로 내세웠다. 박 후보는 인사말에서 “코로나19 및 과거부터 이어져 온 문제들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완전히 새로운 상상력과 과감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도 기존의 틀을 벗어나야 한다. 필요하다면 과감히 개혁에 나서는 정당 정치를 만들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세 후보는 당헌·당규상 무공천 논란이 있었던 내년 4월 재보궐선거 공천 여부에 대해서는 각자 다른 입장을 취했다.
이 후보는 “더 급한 일들이 많은데 그 문제에 대한 토론으로 시간과 열정을 소비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며 “연말쯤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재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으면 11개월 뒤 대선에 영향을 미친다”며 “후보를 내고 당 지도부가 후보들을 보호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사퇴했을 때 부산에 후보를 내지 말자는 입장을 취했던 박 후보는 “대략 1500만 이상의 유권자에게 선택을 부여하는 문제가 발생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며 “차기 지도부가 이 부분에 대해 당원과 국민들의 의견을 듣고 신중히 결정하면 된다. 연말보다는 빠르게 결정해야한다”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