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검찰 인사위 돌연 연기… 인사 변수 생기나

입력 2020-07-29 17:22 수정 2020-07-29 17:40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27일 오후 열린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자료제출 요구와 관련한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법무부가 30일 열릴 예정이었던 검찰인사위원회를 돌연 취소했다. 법무부는 연기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검찰 고위급 인사에 변수가 생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법무부는 30일 오전 10시로 예정됐던 인사위 일정을 취소한다고 위원들에게 29일 통보했다. 법무부는 위원들에게 취소 사유를 밝히지 않았고, 일정을 다시 정해 알릴 계획이다. 인사위는 검사 인사의 범위와 기준 등을 심의하는 기구다. 검찰 인사는 통상 인사위 당일 혹은 다음날 이뤄진다.

당초 정해졌던 인사위가 하루 전날 연기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법무부 검찰과는 지난 16일 검사장, 차장검사 승진 대상인 사법연수원 27~30기를 대상으로 인사검증동의서를 받았다. 승진 대상자들에 대한 인사검증 자체는 이미 끝났을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인사위 개최 여부를 비롯한 모든 사항을 비공개로 하고 있다. 다만 검찰 안팎에서는 서울중앙지검 검사장 등 주요 요직과 관련해 아직 의견 일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친문’ 성향으로 분류되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이번에 서울고검장으로 승진할지 유임될지 주목되고 있다. 이 지검장이 고검장으로 승진하면 사실상 차기 검찰총장에 한 걸음만 남겨놓게 된다. 다만 ‘검·언 유착’ 의혹 사건 등 주요 사건 처리를 감안하면 중앙지검장에 유임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인사에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힘을 빼기 위해 대대적 인사에 나설지 주목되고 있다. 추 장관은 앞서 윤 총장과 검·언 유착 의혹 사건을 두고 갈등을 벌였다. 이 지검장이 검·언 유착 사건을 지휘하라는 내용의 수사지휘권을 발동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에서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수사 중단 및 불기소 의견을 내면서 수사는 타격을 받았다. 추 장관의 입지도 다소 좁아진 상황이다. 추 장관의 국회 일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물갈이 인사’를 발표하기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승진 인사를 내기 위한 검사장 공석을 충분히 더 마련하기 위해 시간 여유를 두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이번 인사를 앞두고 김영대 서울고검장과 양부남 부산고검장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송삼현 서울남부지검장, 이정회 인천지검장, 조상준 서울고검 차장도 사의를 표명했다. 검사장급 공석이 11자리로 늘어난 상태라 인사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검찰에서는 법무부가 다른 검사장들에 대해서도 사직 의사를 타진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인사 폭을 더 넓히기 위해 인사위 개최를 연기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추 장관은 지난 1월 인사와 관련한 의견 청취 과정에서 윤 총장과 갈등을 벌였다. 이번 인사와 관련해서 아직 추 장관은 윤 총장과 논의하거나 의견을 듣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논란이 반복되는 건 추 장관에게 부담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나성원 허경구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