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양적완화 시대…“달러, 기축통화 지위 잃을수도”

입력 2020-07-29 17:18

달러화가 기축통화의 지위를 잃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로부터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부른 막대한 양적 완화로 통화가치가 떨어져 달러에 대한 의존성이 떨어질 거란 분석이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천문학적인 돈 풀기 정책으로 달러화의 가치 하락 우려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의 지위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는 통화가치가 떨어지고, 실질금리도 역대 최저치인 현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의존할 수 있는 통화는 달러가 아니라 ‘금’이라며 최근 금값 급등세의 배경으로 달러 가치 하락을 꼽았다.

지난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본사에서 직원이 유압 기계에서 찍어낸 1㎏ 골드바 제품을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확장 재정과 막대한 통화 발행이 화폐 가치 하락 우려로 이어질 것이라며 경제활동이 정상화된 뒤에는 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와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용인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 상실에 대한 우려는 현재 시장에서 소수의견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결제은행(BIS)과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전체 환거래의 88%는 달러화를 통해 이뤄지고 있고, 각국 외화보유액의 62%도 달러화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골드만삭스의 경고가 주목받는 것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현 시장의 불안감을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내다봤다.

한 시중은행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골드만삭스는 최근 금값 급등이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며 향후 12개월 안에 금값 예상치를 온스당 2000달러에서 23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게다가 골드만삭스는 앞으로 더 하락할 것으로 보이는 실질금리가 금값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국제 금값은 사흘 연속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0.7%(13.60달러) 오른 1944.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