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도 두 손 들었다…코로나19가 바꿔놓은 국제전시회

입력 2020-07-29 16:38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0이 개막한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내 삼성전자 부스가 관람객으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가 코로나19 여파로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개최된다. 앞서 다른 주요 전시회들도 행사 취소 혹은 규모 축소를 결정하면서 국내 가전·IT 업체들은 제품 홍보와 현지 사업 진출 기회를 놓치게 된 것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CES 주관사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28일(현지시간) “CES 2021은 모두 디지털 경험(All-digital Experience)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게리 샤피로 CTA 회장은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로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수만 명을 안전하게 모으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디지털 플랫폼 전환으로 참가자들과 전시업체들이 연결되는 독특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1967년 시작된 CES가 온라인으로 개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전박람회 성격이 강했던 CES는 모빌리티, ICT 기업 등이 두루 참가해 혁신제품을 선보이는 신기술의 경연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1월 열렸던 CES 2020에는 4500여개 기업이 참가했고, 약 18만명이 전시장을 찾았다. CTA는 2022년부터는 다시 오프라인 행사로 전환할 방침이지만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앞서 CES와 함께 세계 3대 IT 전시회로 꼽히는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IFA(국제가전박람회)도 전면 취소되거나 온라인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20’이 취소됐고,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도 행사 기간과 관람객 수를 대폭 줄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국내 가전·IT 업체들은 글로벌 전시회에서 대규모 부스를 운영해온 주요 참여사다. 업계는 그동안 국제행사가 경쟁업체 기술 수준과 트렌드를 확인하는 기회였던 만큼 이같은 변화가 달갑지 않다. 전시장을 방문한 유튜버나 블로거들이 제작한 콘텐츠로 제품·브랜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려왔던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세계 각 지역에서 열리는 전시행사를 계기로 현지 진출을 노리던 기업들도 난감해하는 표정이다. 다양한 업체가 전시장에 모여 사업 계획을 공유하고 새로운 계약을 따내는 등 ‘비즈니스 미팅의 장’으로 활용해왔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 업체들과 전시 수개월 전부터 잡아뒀던 계획이 모두 취소됐다”며 “그렇다고 각 업체를 일일이 만나러 출장을 갈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