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상반기 2조 2000억원 적자

입력 2020-07-29 15:46

SK이노베이션이 코로나19의 늪에 빠져 상반기 누적 적자 2조2000억원을 냈다. 이동 수요 감소로 인한 석유제품 소비 감소에 정제마진 부진까지 겹친 탓이다.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배터리 사업도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 영업적자를 냈다.

SK이노베이션은 29일 2분기 영업적자가 4397억원, 매출이 7조1996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유가 변동성과 코로나19의 타격을 동시에 받았던 1분기에 비하면 양호한 실적이지만 2분기에도 적자가 이어지면서 상반기 적자는 2조2149억원이 누적됐다.

석유사업의 영업손실은 4329억원을 기록한 반면 화학 사업은 1580억원의 영업익을 냈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 화학 등 전 사업군에 걸쳐 부진한 시황이 지속됐지만 국제 유가의 안정으로 재고 관련 손실이 줄었다”며 “하반기에는 각국의 경기 부양책과 글로벌 경기의 점진적 회복으로 석유 수요가 증가하며 정제마진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유 사업 부진에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배터리 사업도 113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해외 공장들이 조기 안정화 국면에 들어서 판매량은 증가했지만 글로벌 경영 시스템 구축에 일회성 비용 지출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소재 사업은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 판매 증가 등의 영향으로 437억원의 영업익을 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 성장이 가속화되면서 분리막 수요도 증가한 영향이다. 윤형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지원실장은 “현재 증설 중인 유럽 제2공장, 미국 제 1·2공장이 완료되면 2023년 연간 71기가와트(GWh) 생산설비를 갖추게 될 것”이라며 “올해 (배터리) 연간 매출 목표는 1조 8000억원”이라고 밝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만남으로 주목받은 현대자동차와의 협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2월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플랫폼 E-GMP 프로젝트 2차 물량을 수주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E-GMP 프로젝트 물량은 4분기부터 양산해 공급할 예정”이라며 “선수주 후증설 원칙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