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 또 패배…기성용 태운 독수리호, FA컵서 반전할까

입력 2020-07-29 12:18
지난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서 FC 서울 최용수 감독이 경기장을 응시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K리그에서 연패의 수렁에 빠진 FC 서울이 컵 대회에서 반등을 노린다. 상대는 이미 올 시즌 리그에서 2차례 맞대결하며 1승 1패를 겪은 포항 스틸러스다.

서울은 29일 오후 7시 30분 홈구장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포항을 불러들여 2020 하나은행 FA컵 8강전 경기를 치른다. 최근 유럽에서 돌아온 프렌차이즈 스타 기성용을 영입하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직후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서 패하면서 자존심을 다시 구기는 등 3경기를 연달아 패하고 있는 상태다.

서울은 포항을 올 시즌에만 3번째 만난다. 첫 대결의 기억은 나쁘지 않다. 서울은 지난 5월 22일 2020 하나원큐 K리그1 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포항을 만나 오스마르의 결승골로 1대 2 승리했다. 당시 ‘리얼돌 사건’ 등 구단 외부 문제로 분위기가 흔들리던 터라 더욱 반가운 승리였다.

그러나 최근 경기인 지난 18일에는 홈에서 선제골을 넣고도 후반 연달아 3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이전 원정경기에서 올 시즌 승격팀인 부산 아이파크를 상대로 2대 0 완패했기에 더욱 좌절스러운 패배였다. 여기에 전북과의 지난 라운드 경기에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3대 0 패를 당했다.

서울이 최근 영입을 확정한 기성용은 이번 경기 출장 가능성이 높지 않다. 기성용은 앞서 입단 기자회견에서도 직접 복귀 시점을 다음달로 예상한 바 있다. 스페인에서 입은 발목 부상 회복 상태가 아직 완벽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용수 감독도 전북전 직후 인터뷰에서 “당장 경기 투입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서울이 이번 시즌 성과를 내는 데는 FA컵만한 선택지가 없다. 리그에서는 슬슬 강등까지 걱정해야 하는 형국인 데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무대는 아직 다음 경기 장소조차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다음 시즌을 위해서라도 FA컵에 집중할 필요가 상당하다.

서울의 공격진은 만족할만한 조합이 나오지 않고 있다. 최근 젊은 피 조영욱이 그나마 기세를 올리며 선발 기회를 자주 가져가고 있지만 노장이 된 박주영, 선발보다는 교체가 위력적으로 평가받는 윤주태 정도가 나머지 가용 자원이다. 외국인 공격수 아드리아노도 있지만 번번이 실망스러운 모습으로 좀처럼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수비진도 짜임새가 무너지면서 연달아 2골 이상을 내주는 중이다. 지난 시즌과 구성원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수비에서 중원, 전방까지 패스를 빠르게 전개하거나 혹은 전진한 스리백을 대신해 자기 진영을 보호해줄 3선 자원이 모자란 게 문제점으로 지적받는다. 향후 기성용이 활약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당장은 어렵다.

FA컵 상대 포항이 어떤 자세로 경기에 임할지도 변수라면 변수다. 서울을 이긴 뒤 리그 3위를 기록 중인 포항이지만 이어진 경기에서 꼴찌 인천에 무승부로 덜미를 잡혀 자칫 다음 전북전에서 최상위권과의 승점차가 더 벌어질 고비다. 영건 송민규의 최근 활약과 함께 플레이메이커 팔로세비치가 복귀하면서 중원에 더 힘이 실리는 건 호재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