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아베 사죄상’을 제작 의뢰한 김창렬 한국자생식물원장이 일본 정부 측에서 조각상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자 “아베 총리를 특정해서 만든 게 아니다”면서도 “아베 총리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29일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아베 사죄상은 국가 원수를 모독하는 외교적 결례”라고 지적한 일본 정부에 대해 “조각상 속 남성은 아베 총리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소녀 앞에 엎드려 사죄하는 조각상의 모습처럼 아베 총리도 실제로 사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본 측에서 아베 총리를 본뜬 게 아니냐며 난리를 치고 있는데 아베라고 해도 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일본이) 마음에 걸리는 게 있으면 아베라고 생각할 것이고 걸리는 게 없으면 아니라고 생각하면 되는 문제”라고 일축했다.
이어 김 원장은 조각상의 이름도 ‘아베 사죄상’이 아니라 사죄받을 날을 염원하겠다는 뜻에서 ‘영원한 속죄(A heartfelt apology)’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부연 설명했다. 또 소녀 앞에 엎드린 남성의 얼굴을 확대해보면 아베 총리의 얼굴과는 전혀 다르다는 점도 언급했다.
김 원장은 조각상이 한·일 외교 문제로 비화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한 심경도 털어놨다. 그는 “일본에서 자꾸 문제 삼고 있는데 그들이 한 짓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않냐”면서도 “정치적인 의도는 없고 개인적인 바람을 조각상으로 표현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조각상을 철거할 계획은 없냐는 앵커의 질문에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며 단호한 입장을 표명했다.
끝으로 김 원장은 일본 측에 “내 개인의 생각을 담아 작품화한 건데 더 문제 되는 걸 원치 않는다. 안 그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원장은 다음 달 10일 제막식을 열어 조각상을 대중에게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논란이 일자 행사를 취소했다. 현재 한·일 양국 간 논란의 중심이 된 아베 사죄상(영원한 속죄)은 강원도 평창에 있는 한국자생식물원 잔디밭에 설치돼있다.
김유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