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장 인근 하천에서 잇달아 수달이 발견되고 있다. 천연기념물 330호인 수달은 깨끗한 물에서 사는 동물이다. 수달이 산다는 건 하천 주변 생태계가 잘 보존되고 있다는 의미다. 날이 갈수록 환경 문제가 중요해지는 기업 입장에서는 수달만한 ‘홍보대사’가 없는 셈이다.
29일 SK하이닉스 뉴스룸에 따르면 이천캠퍼스 인근 죽당천에서 최근 수달 서식이 확인됐다.
지난해 2월 수달의 배설물과 족적이 처음 발견됐고, 이후 지속적으로 생태계를 관찰한 끝에 최근 무인 적외선 카메라에 수달이 포착됐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부터 분기마다 이천캠퍼스 인근 하천 생태계를 조사하고 있다. 그 결과 수달뿐만 아니라 천연기념물인 새매, 황조롱이, 원앙 등이 발견됐다. 멸종위기종 2급인 삵의 배설물과 족적도 나왔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는 하루 평균 8만t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 이천캠퍼스는 상수원 수질보전 지역에 위치하는 만큼, 국가에서 정한 수질보다 훨씬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서 정화를 한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방류수가 환경정책기본법 기준상 모든 지표에서 ‘매우 좋음’ 또는 ‘좋음’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에는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인근 오산천에서도 수달 2마리가 발견됐다.
삼성전자 기흥캠퍼스는 2007년부터 하절기 기준으로 매일 4만t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 이는 오산천의 수량이 풍부해지는 계기가 됐고, 물이 맑아지면서 수다릉ㄹ 비롯한 어류와 조류 등의 생물이 돌아오게 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모두 반도체 공장에서 방류하는 물이 깨끗하게 처리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사용된 물을 정화시설에서 엄격히 정화해 방류하면서 하천 수량이 늘고 먹잇감이 풍부해져 생태계가 살아나고 있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이천캠퍼스에 통합 정화시설 1개를 갖추고 있고, 신규 공장인 M16 건설에 따른 물 사용량 증가에 대비해 총 8개층 규모의 대형 첨단 정화시설을 올해 안에 가동한다는 목표로 건설 중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