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아파트 3층 높이…경남 진주서 거대 닥나무 발견

입력 2020-07-29 10:13
경남 진주시에 서 발견된 거대 닥나무. 수령 60년생으로 추정되는 이 닥나무는 높이 8.5m, 둘레 165㎝에 달한다.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경남 진주에서 아파트 3층 높이의 거대 닥나무가 발견됐다. 이 나무는 생육상태가 별로 좋지 못해 이식이나 관리가 필요한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닥나무는 높이 8.5m, 흉고둘레(가슴높이 둘레) 165㎝에 달한다.

산림과학원이 닥나무 우량품종 육성을 위해 전국의 우수품종을 수집하다 발견한 이 나무는 수령 60년생으로 추정된다.

나무는 지상 30㎝ 부위에서 3개의 가지로 나뉘었다. 그루터기의 둘레는 250㎝ 이상일 정도로 두껍다.

일반적으로 닥나무의 평균 높이는 3m 안팎이다. 이 나무처럼 거대한 닥나무가 보고된 사례는 거의 없어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산림과학원은 설명했다.

다만 나무의 주변 환경이 열악하고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줄기의 바깥과 안쪽 일부가 썩는 등 생육상태가 건강하지 못한 상태다. 때문에 적절한 관리나 이식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의 한 연구원이 닥나무의 흉고직경(가슴높이 직경)을 측정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한국·중국·일본 등에 분포하는 닥나무는 우리나라의 경우 충청 이남의 표고(標高) 100~700m에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닥나무는 특히 한지를 만드는 나무로 유명하다. 8세기 중엽 간행된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의 원료가 닥나무라고 알려진 만큼 종이의 원료로 사용된 시기는 삼국시대 이전부터일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한지산업의 사양화로 닥나무 재배 농가가 많지 않지만, 의령·전주·원주 등에서는 지역 특산품으로 활용하거나 산업화를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손영모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장은 “이번에 발견된 닥나무는 지금의 상태로는 장기적인 생육 존립이 불투명하다”며 “전통한지의 원료라는 상징성 및 희귀 거대목인 만큼 다른 곳으로 이식하거나 보호수로 지정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