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이 내년 ‘공항세’로 불리는 국제선 공항이용려(PSC)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유경준 미래통합당 의원은 29일 입수한 인국공 내부회의 자료에 따라 이같이 밝혔다.
인국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17년 만에 대규모 적자가 예상된다. 또 올해 보안검색 요원을 비롯해 2000명 넘는 비정규직을 직접 고용하기로 한 결정 등으로 재무 상황이 악화될 전망이다. 유 의원이 입수한 내부회의 자료에 따르면 인국공은 올해 매출이 1조2494억원으로 예상돼 지난해보다 55% 줄어들고 당기순이익은 3244억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인국공은 2024년에야 매출이 지난해 수준으로 회복하고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60%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부채는 2024년까지 6조원 증가하고 부채비율은 31%에서 86%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인국공은 지난 20일 비상경영대책회의를 열었다. 내년 국제선 공항이용료를 현재 1만7000원에서 3000원 가량 인상하는 방안을 내부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면 2024년까지 4년간 약 3400억원 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인국공은 추산했다.
공항이용료는 유류 할증료와 함께 시중에 판매되는 비행기 티켓값에 포함돼 계산된다. 공항이용료를 올리면 비행기 티켓값이 그만큼 비싸지는 셈이다. 현재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면 공항이용료 1만7000원, 출국납부금 1만원, 국제질병 퇴치기금 1000원 등 공항사용료를 총 2만8000원 낸다.
이밖에도 인국공은 당장 올해 인건비 절감과 사업경비 축소 등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구체적으로 불요불급 사업경비 축소, 부서 기본경비(회의비 등) 축소, 연가 소진을 통한 인건비 절감, 임금감면 휴직(1개월) 등으로 최대 441억원 절감을 예상했다.
이에 한편으로는 인국공의 대규모 적자를 국민 부담과 기존 직원 고통 분담으로 메우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 의원은 "인국공의 사례는 '공공 부분의 방만한 경영과 인력 운용은 결국 국민의 혈세로 메울 수밖에 없다'는 뼈 아픈 교훈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