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사죄상’ 제작자 “역사 부정하는 일본의 과민반응”

입력 2020-07-29 06:16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한국자생식물원 내에 건립된 조형물 '영원한 속죄'의 모습. 사비로 조형물을 제작한 김창렬 원장은 조형물 속 남성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특정한 것은 아니라고 28일 설명했다. 김남길씨 제공

강원도 평창에 있는 한국자생식물원 잔디광장에 설치된 이른바 ‘아베 사죄상’을 두고 일본 정부가 “한·일 관계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한 유감을 드러내면서 외교 문제로 비화될 조짐이다.

‘영원한 속죄(A heartfelt apology)’라는 이름의 조형물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소녀상 앞에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모습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해당 조형물의 제작자는 “일본의 잘못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조형물을 설치한 김창렬 한국자생식물원장은 28일 중앙일보를 통해 “동상을 보고 일본 정부가 과민하게 반응할 수도 치욕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며 “그러나 그들이 잘못한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일본이 역사를 부정하지 않는다면 수치심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 원장은 “식물원에 작은 동상 하나 만든 것인데 일본이 문제 삼고 나선다면 그건 그들의 자유”라면서도 “(내) 생각을 표현한 작품으로 애초부터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이슈화가 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논란이 불거지자 8월 10일로 예정된 제막식을 취소했다.

김 원장은 “만들어놓고 자랑하는 것은 아니지만 볼 가치는 있다. 가치와 뜻을 같이한다면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부정적으로만 바라보면 끝이 없고 한도 없다. 긍정적으로 봐주면 좋겠다”며 “아이들의 손을 붙잡고 오가는 길에 들러서 그저 한 번씩 보고 가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뿐”이라고 말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