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언유착 오보’ 단순한 실수라는 KBS…진상규명 목소리 커져

입력 2020-07-28 19:50
KBS 사옥 전경. 뉴시스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해 오보를 인정한 KBS는 28일 “왜곡된 주장을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상응한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보도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검찰과 여권의 청부 개입이 이뤄졌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한 것이다. 다만 KBS가 오보에 대해 책임있는 자세를 보이기보다 정당한 의혹제기를 막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KBS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18일 9시 뉴스 ‘스모킹건은 이동재-한동훈 녹취’ 보도와 관련해 보도 과정의 실수를 검찰 또는 여권의 청부 개입으로 꿰맞춰 가려는 시도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억지 추론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KBS는 “보도본부가 바로 이튿날 보도 과정의 오류를 인정하고 사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인 취재 활동인 취재원과 접촉을 사주나 유착으로 몰아가는 것은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공영방송의 정상적인 언론 기능을 흔드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KBS는 보도 과정에서 잘못이 있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정확한 사실관계와 그에 따른 책임을 묻기 위해 절차를 진행중”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도 마련중”이라고 강조했다.


KBS는 “구체적인 경위 파악에 착수했고, 27일 심의지적평정위원회를 열어 보도 관련자 5명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했다”며 “앞으로 노사간 공정방송위원회에서도 이번 사안이 심도있게 다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까지 파악한 경위를 보면, 이번 사안은 보도 과정의 오류가 전부”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부 일부 직원과 노동조합, 또 일부 언론과 야당 등에서 이를 정치 쟁점화해 부당하게 공격하고 있는 상황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전했다.

KBS는 “사내외에 왜곡된 주장을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상응한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며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사실 관계를 호도해 공영방송을 흔들려는 시도에 휘둘리지 않고 본연의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녹취록 오보 이후 KBS 내부에서는 최악의 보도 참사라며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수 성향의 KBS노동조합(1노조)과 KBS공영노동조합(3노조)은 전날 성명을 통해 ‘제3의 인물 개입설’과 함께 권언유착 의혹을 제기하며 별도의 공동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KBS 내부에서는 양승동 KBS 사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KBS 사측이 이런 진상규명 목소리를 두고 “왜곡된 주장”이라 일축하면서 논란은 더 커질 전망이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