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홍콩, 영국·캐나다·호주와 사법공조조약 중단” 보복

입력 2020-07-28 17:48 수정 2020-07-28 17:53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

홍콩이 캐나다·호주·영국과의 형사사법 공조조약을 당분간 중단하기로 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홍콩 특구는 캐나다, 호주, 영국과의 범죄인 인도조약을 중단하며 동시에 캐나다, 호주, 영국과의 형사사법공조조약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는 영국, 호주, 캐나다 등이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을 이유로 홍콩과의 범죄인 인도 조약을 중단하거나 폐지하자 보복 조치로 꺼내든 카드다.

왕 대변인은 이들 나라가 홍콩보안법을 빌미로 홍콩과의 범죄인 인도 조약을 일방적으로 중지하면서 중국 내정에 난폭하게 간섭하고, 국제법을 심각히 위반했다며 “중국은 이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뉴질랜드까지 범죄인인도조약 중단을 선언하면서 미국을 포함한 서방 영미권 5개 국가의 기밀정보 동맹체인 파이브아이즈(Five eyes)가 모두 홍콩과의 사법적 관계를 단절했다.

윈스턴 피터스 뉴질랜드 외교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홍콩의 사법체계가 더 이상 중국으로부터 충분히 독립적이라고 신뢰할 수 없다”며 홍콩과의 범죄인 인도조약 중단을 발표했다.

피터스 장관은 “중국의 새 국가보안법은 홍콩의 ‘일국양제’ 틀을 훼손하고 중국이 국제사회에 한 약속에 반한다”며 “만약 중국이 미래에 ‘일국양제’ 고수를 보여준다면 우리도 이 조약 중단 결정을 재고하겠다”고 밝혔다.

왕 대변인은 뉴질랜드의 조치에 대해 “중국은 진일보한 반응을 할 권리를 남겨두고 있다”며 추가 대응조치 가능성을 내비쳤다.

서방 국가들은 중국의 홍콩보안법 시행, 위구르족 인권 탄압 등을 이유로 중국에 대한 외교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