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이미 3000조원대 코로나19 예산 통과
美 코로나19 사망자 15만명 넘어서
미국 공화당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지난 3월에 이어 또 한번 ‘1인당 1200달러(약 143만원)’의 현금 지급안을 마련했다. 실업급여 외에 추가로 지급했던 주당 600달러의 실업수당은 주당 200달러로 삭감됐다.
CNN방송 등에 따르면 미 공화당 상원 의원들은 27일(현지시간) 1조달러(약 120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패키지법(HEALS Act)을 의회에 제출했다. 여기에는 소득 기준에 따라 개인에게 최대 1200달러, 부부에게 2400달러를 현금으로 지급하는 내용이 담겼다. 지급 요건은 미 의회가 지난 3월 통과시킨 3차 경기부양패키지법(CARES Act)과 같다.
또 부양 가족에게는 연령과 관계없이 500달러가 지급된다. 부양 가족 3명까지 1인당 1200달러를 지급하자는 민주당 안과는 차이가 있다.
공화당의 척 그래슬리 상원 금융위원장은 “연방정부의 전례없는 지원 확대로 수백만명의 근로자와 가족, 환자, 기업이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의회 전문 매체 더힐이 전했다.
공화당 부양책 중 가장 논란이 될 부분은 실업수당을 주당 600달러에서 200달러로 줄인 것이다. 그간 미국에선 주정부의 실업급여와 연방정부의 실업수당을 합하면 실직 전 급여보다 많아져 근로 복귀를 지연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공화당은 주정부 실업급여와 연방정부 실업수당이 실직 전 급여의 70% 수준으로 대체되도록 했다. 반면 민주당은 내년 1월까지 주당 600달러의 실업수당을 계속 지급하자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지난 5월 이런 내용이 담긴 3조달러(약 3603조원) 규모의 예산안을 하원에서 처리했지만 공화당 반대로 상원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CNN은 이미 수조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이 통과된 상황에서 추가 지원을 하는 데 대해 공화당 내부에서 반발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미 의회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통과시킨 예산은 4차례에 걸쳐 2조8000억달러(약 3361조원)에 달한다.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 의원은 “현 상태로는 법안에 반대하며 심각한 우려를 표하는 다수의 공화당원들을 보게 될 것 같다”며 “이에 대한 해답은 사람들을 다시 일터로 복귀시키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부양책에는 이밖에도 급여보호프로그램(PPP) 대출, 코로나19 검사 역량 강화, 백신 및 치료제 개발 비용이 포함됐다. 또 각 학교의 가을학기 개강 지원을 위해 1050억달러가 추가됐다.
미국의 실업률은 연초 3.5%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봉쇄로 4월 14.7%까지 치솟았다가 지난달 11.1%로 떨어졌다. 그러나 최근 들어 다시 실업보험 청구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15만명을 넘어섰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코로나19 첫 환자가 보고된 지 약 7개월 만이다. 미 언론들은 베트남전 미국 전사자가 5만8000여명, 1차 세계대전 전사자가 11만6000여명이라는 사실을 소개하며 미국의 상황이 심각하다고 전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