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정수처리장보다 안전한 일반정수장?… 3곳만 유충 발견

입력 2020-07-28 16:21
최근 인천시 등 일부 지자체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됨에 따라 20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상수도사업소 용인정수장에서 관계자들이 안전한 수돗물을 위해 여과지 활성탄 검체 채취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일반 정수장 435곳 중 3곳에서만 유충이 발견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진행된 49개 고도정수처리장 전수조사에선 인천 공촌·부평정수장을 포함해 7곳의 정수장에서 유충이 발견됐다. 이번 조사만 단순하게 보면 물맛을 더 좋게 하기 위해 더 많은 단계를 거치는 고도정수처리장보다 일반정수장이 더 안전한 셈이다.

환경부는 17∼26일 전국 일반정수장 435곳을 전수 조사한 결과 모든 일반정수장의 배수지와 수용가(수돗물 사용처)에서는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28일 밝혔다. 다만 경남 합천의 적중, 강원 강릉의 연곡, 전북 무주의 무풍까지 정수장 3곳의 여과지에서만 유충이 소량 발견됐다. 여과지가 유충을 거르면서 가정에 공급되는 수돗물로는 가지 않았다는 의미다.

환경부는 여과지에서 유충이 발견된 이유에 대해 여과지를 뒤집어 세척하는 역세척 주기를 통상 주기보다 길게 운영하거나 여과지가 외부에 노출됐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환경부는 3곳 정수장의 여과지 모래를 교체하고 역세척 주기를 단축하는 등 보완 조치를 오는 31일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앞서 진행된 49개 고도정수처리장 전수조사에서 유충이 발견된 인천의 경우 유충이 발견된 활성탄지를 차단하고 배수지 및 관로에서 물을 흘려보낸 결과 22일 이후부터는 모든 관로에서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

환경부는 정수장 내 벌레 유입과 번식을 차단하기 위한 대응 방안을 밝혔다. 우선 정수장 내 유충 유입과 발생을 막기 위해 ‘3중 차단시설’을 설치하기로 했다. 건물동에 미세방충망과 이중 출입문을 설치해 생물체 유입을 차단한다. 건물 안에는 포충기를 설치하고 입상 활성탄지엔 개폐식 차단시설을 마련한다.

정수장 청소 상태와 물 웅덩이 발생 여부, 방충설비 이상 여부도 매일 점검하고 방충망이 파손될 경우 보수가 완료될 때까지 창문 개방과 환기구 가동을 금지하기로 했다. 환경부 홈페이지에는 주거지역별 유충 발생 현황을 볼 수 있는 ‘우리 동네 수돗물 상황’이 게재된다.

환경부는 또 깨끗한 수돗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노후상수도 정비사업을 2024년까지 4년 앞당겨 완료하기로 했다. 2017년 시작된 노후상수도 정비사업은 당초 총사업비 3조962억원(국고 1조7880억원)을 들여 133개 관련 사업을 2028년까지 추진하는 것으로 돼 있었지만 수돗물 사고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완료 시기를 앞당겼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