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시아 새 감독 유망주 중용 천명…이강인 새 시즌 거취는?

입력 2020-07-28 15:25 수정 2020-07-28 15:34
한국 축구의 미래 이강인의 모습. 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 축구의 미래 이강인(19)의 소속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가 하비에르 그라시아(50·스페인) 감독에게 새로 지휘봉을 맡겼다. 그라시아 감독은 취임 뒤 어린 선수들에 기회를 주겠다고 밝혀 출전 기회 부족으로 이적을 타진하던 이강인의 거취 결정에도 영향을 줄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발렌시아는 28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하비 그라시아 감독과 새로 계약했다. 2022년 6월까지 2년 동안 1군 선수단을 이끌 것”이라 공식 발표했다.

발렌시아가 그라시아 감독을 선임한 건 부진했던 2019-2020 시즌 성적 탓이다. 발렌시아는 지난해 9월 부진의 책임을 물어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감독을 경질한 뒤 알베르트 셀라데스 감독을 선임했지만, 셀라데스 감독도 별다른 변화를 가져다주지 못했다. 발렌시아는 프리메라리가 9위(승점 53)의 중위권 성적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출전권도 놓쳤다.

하비에르 그라시아 감독. 로이터연합뉴스

그라시아 감독은 2018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왓포드 감독 시절 자신의 역량을 펼쳐보였던 감독이다. 왓포드는 그라시아 감독 시절인 2018-2019시즌 FA컵 결승에 진출했고, 그라시아 감독도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팀 성적이 악화되자 경질됐다. 그라시아 감독은 왓포드 외에도 2007년 비야레알 유소년팀을 시작으로 스페인 알메리아, 오사수나, 말라가와 러시아 루빈 카잔 등의 감독직을 수행한 풍부한 지도 경력을 갖추고 있다.

그라시아 감독은 부임 뒤부터 어린 선수들을 중용할 계획을 밝히며 벌써부터 변화를 구상하고 있다. 그는 계약 후 가진 인터뷰에서 “선수 나이는 중요치 않다. 어린 선수라도 실력이 더 좋다면 출전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미 팀에 있는 수준 높은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부여해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강인의 거취에도 시선이 모인다. 발렌시아의 미래로 꼽혔던 이강인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17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 중 선발 출전은 3회에 불과해 뛴 시간을 모두 합쳐도 445분 밖에 안 된다. 이에 이강인이 재계약을 거절하고 이적을 요청했단 현지 보도도 나온다. 리그앙 올랭피크 마르세유, 지롱댕 보르도, 니스도 이강인에 관심을 보이는 걸로 알려졌다.

어린 선수들을 중용하겠단 그라시아 감독이지만 감독 전술과의 궁합도 고려 사항이다. 그라시아 감독은 4-4-2를 선호하는데, 이는 공격형 미드필더나 섀도 스트라이커에 적합한 이강인이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선보일 수 있는 포메이션이 아니다. 시즌이 치러지다보면 감독 전술에 더 적합한 선수에 밀릴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발렌시아가 레전드 다비드 실바(34·맨체스터 시티)를 복귀시킨다는 현지 보도도 있어 이강인이 꾸준한 선발 기회를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강인이 올 시즌 레알 마드리드에서 마요르카로 임대돼 주전으로 활약하며 재능을 꽃피운 라이벌 구보 다케후사(19)처럼 자신의 실력을 보다 인정받기 위해선 새 감독 밑에서 주전 보장을 약속받거나 더 많이 뛸 수 있는 팀을 찾아야 할 전망이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