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선천성 결핵’ 발생… 쌍둥이 신생아, 산모로부터 감염

입력 2020-07-28 15:07
자료 이미지=픽사베이

광주에서 국내 첫 ‘선천성 결핵’ 사례가 발생해 보건 당국이 역학 조사에 나섰다. 선천성 결핵은 어머니로부터 태내 또는 분만 중 신생아에게 결핵이 옮겨가는 것으로 세계적으로도 350여건만 보고된 희귀 사례다.

28일 광주시에 따르면 전남대병원, 광주 기독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생후 2개월 신생아 2명이 21일 결핵 진단을 받았다.

산모는 하루 앞선 20일 고열, 의식 저하 증상을 보여 결핵성 뇌막염과 함께 폐결핵으로 진단됐다. 당국은 쌍둥이 자녀도 검사한 결과 선천성 결핵으로 판단해 격리 치료를 하고 있다.

산모는 5월 16∼22일 분만을 위해 전남대병원에 입원할 당시에는 의심 증상이나 영상 의학적 소견은 없었다.

쌍둥이 자녀는 같은 달 19일 임신 30주 만에 태어나 전남대병원에 입원했다가 지난달 초 기독병원으로 옮겨졌다.

일반적으로 신생아를 통한 결핵 전파 위험도는 낮지만, 미숙아 등이 입원하는 신생아 중환자실 특성 등을 고려해 집중적인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고 당국은 전했다.

조사 대상자는 해당 환아가 출생 후 입원해 있었던 전남대병원과 광주기독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의 신생아 43명과 의료진을 포함한 직원 109명이다.

해당 병원들은 지난 27일부터 관리가 필요한 신생아의 보호자들에게 개별 연락을 했고, 별도로 마련한 소아진료실 등에서 진료와 예방치료를 할 계획이다.

선천성 결핵 진단을 받은 환아가 입원했던 기간 동안 신생아 중환자실에 근무했던 직원 109명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이날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쌍둥이들이 대부분 산모와 분리돼서 중환자실이나 인큐베이터에서 지냈기 때문에 엄마로부터 노출되기보다는 선천성으로 전파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매우 드문 사례이고, 저희가 결핵조사를 시작한 이후에는 아마 처음 보는 사례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 인구 10만명당 결핵환자는 부산이 60.9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서울이 56.9명, 인천 56.0명, 대구 54.7명, 울산 50.9명, 광주 48.7명 순이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