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좇지 말고 만들라” ‘삼성 반도체 신화’ 권오현

입력 2020-07-28 15:05
권오현삼성전자 상임고문은 28일 사내방송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 반도체 신화’를 이끈 권오현(68) 삼성전자 상임고문(전 종합기술원 회장)은 28일 세계 최초의 64메가 D램 반도체 시제품 개발(1992년 8월 1일) 28주년을 맞아 진행된 사내방송 인터뷰에서 “최근 들어 우리나라의 발전이 더디게 된 것은 트렌드 세팅을 해야 하는데 자꾸 트렌드를 좇아가기만 하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열심히 노력하는 것 외에 세상의 트렌드를 잘 봐야 한다”고 말했다.
1992년 세계 최초로 개발된 삼성전자 64M D램. 사진 삼성전자 제공

권 전 회장은 지식의 융복합을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시대는 굉장히 다이내믹하기 때문에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며 “이럴 때는 새로운 지식이나 지혜를 넓히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지식에 접근하는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다. 92년 당시 개발팀장을 맡았던 권 전 회장은 “그때는 삼성이 반도체(사업)를 한다는 자체가 난센스(Nonsense)”였다고 회고했다.

삼성전자 64M D램 개발의 주역들권오현 삼성전자 회장(가운데)과 전동수 삼성전자 사장(오른쪽에서 두번째). 삼성전자 제공

그는 지속적인 투자가 메모리 반도체 1위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권 전 회장은 “이병철 회장님께서 하겠다 선언하시고 이후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건희 회장님이 지속적인 투자를 했다”며 “이렇게 성공한 원인은 이병철 (선대) 회장과 이건희 회장의 커미트먼트(Commitment·헌신)”이라고 했다. 그 반대 사례로 일본을 들었다.
권오현 삼성전자 상임고문이 28일 사내방송에 나온 모습. 삼성전자 제공

그는 “1990년대 일본의 반도체 기술 수준이 높았는데 이후 투자 시점을 잘 결정하지 못해 이후 ‘잃어버린 10년’이 됐다”며 “경영전문인 시스템이라 빠른 결정을 못 했고, (업계) 불황일 때 (전문경영인이) 투자하자는 말을 못 했다. 반도체 사업은 그런 위험한 순간에 과감하게 결정할 수 있는 최고경영자의 결단과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상임고문. 연합뉴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