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한국 여자골프가 제주도의 여름 하늘에 은하수 같은 132발의 티샷을 쏘아 올린다. 제주도 세인트포 골프리조트(파72·6500야드)에서 30일 개막하는 2020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는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5)과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인비(32)의 맞대결로 어느 때보다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출전자 132명의 라인업은 올스타전을 방불케 할 만큼 화려하다. 당장 고진영과 박인비만 해도 내년 8월 7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에서 도쿄올림픽 금메달을 경쟁할 유력 주자로 지목된 세계 최강자들이다.
고진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출전 횟수를 줄인 올 시즌에 세 차례 출전한 KLPGA 투어에서 2개 대회를 ‘제2의 고향’인 제주도로 택했다.
지난달 4일 제주도 서귀포 롯데스카이힐 컨트리클럽에서 개막한 제10회 롯데칸타타 여자오픈에서 공동 45위로 부진했지만, 같은 달 21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에서 폐막한 메이저 대회 제34회 한국여자오픈에서 6위에 올라 일정 수준으로 회복한 샷과 퍼트 감각을 확인했다. 한 달을 조금 넘게 쉬고 출전하는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코로나 시즌’ 첫 우승에 도전한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 이전인 2017년에 이 대회에서 우승했던 좋은 기억도 가지고 있다. 3년 만의 우승 탈환에 도전한다.
고진영은 평균 랭킹 포인트 8.26점으로 부동의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여자골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박인비에 이어 한국의 2연패를 달성할 우승 후보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 올림픽 여자골프 국가대표는 세계 랭킹에서 국내 4위까지 차출되는데, 고진영은 지금의 평균 랭킹 포인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 본선으로 진출할 수 있다.
올림픽 2연패를 노리는 박인비는 무려 5개월을 쉬고 제주도에서 필드로 복귀한다. 앞서 지난 2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휴식기를 보냈다. 올 시즌에 처음으로 출전하는 KLPGA 투어에서 시즌 2승을 조준하고 있다.
고진영과 박인비를 포함한 출전자 132명의 라인업은 올스타전을 방불케 할 만큼 화려하다. 한국여자오픈 우승으로 생애 5번째 ‘내셔널 타이틀’을 수집한 유소연(30), 지난 시즌 LPGA 투어 신인왕 이정은6(24), KLPGA 투어 상금(4억5000만원)·다승(2승) 랭킹 1위 박현경(20)과 국내 강자 최혜진(21)·임희정(20)이 제주도의 필드에서 위닝 샷을 노린다. 이 대회에 걸린 총상금은 8억원, 우승 상금은 1억6000만원이다.
제주삼다수 마스터스는 LPGA 투어 재개 대회와 같은 기간에 펼쳐진다. LPGA는 코로나19로 중단했던 투어를 오는 31일 미국 오하이오주 털리도에서 열리는 드라이브온 챔피언십으로 재개한다. 하지만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히 꺾이지 않아 LPGA의 한국 회원 상당수는 당분간 국내에서 체류할 것으로 보인다.
고진영과 세계 랭킹 3위 박성현(27)의 소속사인 세마스포츠마케팅 관계자는 “자사 선수들이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와 대회 진행 상황을 8월까지 지켜보고 LPGA 투어 복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