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전담 치료해온 전북지역 공공병원이 350억 원대에 이르는 경영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대구‧경북지역 병원에 못지않은 피해로 일부 병원은 임금마저 제때 주지 못하는 경영난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전북도의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4월 두 달간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 운영해온 전북도립 군산의료원과 남원의료원, 진안군립 진안의료원 등 3개 병원의 경영실태를 분석한 결과 직접적인 손실액만 176억원대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손실금은 당시 코로나19 감염자가 대거 발생했던 대구 경북지역 환자를 수용하기 위해 일반 입원환자 470여 명을 다른 병원으로 전원 조치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당시 이들 병원은 122명의 대구 경북 환자를 받아 치료했었다.
여기에 이 기간 일반 외래 환자를 받지 못해 발생한 손실금까지 포함하면 실제 피해 규모는 2배 이상 될 것으로 추정됐다. 이들 병원의 지난해 같은 기간 외래 환자 진료를 통한 수입은 172억원 규모였다.
더불어 병원내 장례식장과 편의시설 운영 중단, 이후 지방의료원 기피 현상 등과 같은 간접 손실분까지 합산하면 전체 피해액은 더울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정부가 내놓은 손실 보전금은 고작 101억 원대에 그쳤다. 이로 인해 해당 병원들이 하나같이 심각한 경영난에 빠져 급기야 남원의료원은 의료진 급여조차 못 챙기는 임금체불 사태를 일으켰다.
남원의료원은 지난 20일 월급날을 맞아 실무자들 7월 급여는 긴급 경영자금을 융통받아 가까스로 지급했지만 관리자급은 주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료원은 지난 3월 중순 51명의 대구지역 환자를 수용했었다.
이에 전북도의회는 긴급 대 정부 건의안을 채택하고 “국가적 재난 극복을 위해 병상을 통째로 내줬다가 날벼락 맞은 꼴”이라며 “즉각 각 병원의 손실금 전액을 보전하라”고 촉구했다.
도의회는 또 건의안을 통해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헌신한 전담병원 의료진의 인건비를 신속히 지급하고 사기진작을 위해 특별 유급휴가를 주는 등 포상할 것”도 요구했다.
대표 발의자인 이명연 의원은 “포상을 해주지는 못할망정 월급조차 못 받을 지경까지 경영난을 유발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만약 코로나19가 제2차 파동을 일으킨다거나 새로운 감염병이 유행한다면 그 어느 누가 스스로 희생하면서 헌신 봉사하겠느냐”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