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일부 경찰과 보안관 등 법 집행관들이 마스크 착용 단속을 거부하고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AP통신과 CNN방송에 따르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주나 카운티, 시에서 단속해야 할 경찰·보안관이 자신들의 업무가 아니라며 단속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칸소주(州) 마셜의 경찰서장 랭 홀랜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험이 과장됐다고 생각한다.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는 매장을 제외하면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며 “우리 경찰서는 마스크 미착용 단속을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힌 뒤 “마스크를 쓰고 싶다면 그렇게 선택할 자유가 있다는 것”이라며 “마스크 착용 강제는 위헌적 권한 남용”이라고 덧붙였다.
아칸소주는 공공장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해 이날부터 착용 여부에 대한 단속을 시작해야 하지만 업무를 이행해야 할 경찰서장이 공개적으로 마스크 착용에 반대한 것이다.
홀랜드 서장 외에도 아칸소주에서는 몇몇 경찰서장과 보안관들이 공화당 소속인 애사 허친슨 주지사의 행정명령을 집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칸소주 텍사캐나 경찰서도 자신의 주된 임무가 ‘범죄 단속 및 치안 서비스 제공’이라며 마스크를 단속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텍사스주에서는 몇몇 보안관들이 공화당 소속인 그레그 애벗 주지사가 내린 마스크 의무화 명령을 집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몬태나주에서는 38명의 보안관이 ‘마스크 위반자를 잡아들이는 것이 법 집행기관의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는 신문 기명 칼럼에 서명했다. 인디애나주도 이날부터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시작됐지만 최소 4개 카운티의 보안관들이 단속하지 않겠다고 거부하고 나섰다.
오하이오주 버틀러카운티 보안관 리처드 존스는 “나는 마스크 경찰이 아니다. 마스크를 쓰라고 단속하지 않겠다. 그건 내 책임이 아니고 내 업무가 아니다”라며 “사람들은 스스로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인력 부족 때문에 단속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아칸소주 르노크카운티의 보안관 존 스테일리는 “마스크의 필요성에 동의하지만 민원에 대응할 인력이 없다”라고 말했다.
보건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아칸소대학 의료과학대 학장 캠 패터슨은 “마스크 의무화를 무력화하는 사람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마스크 착용의 공중보건상 혜택을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명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