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자체 공급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생한 원인을 외부요인에 의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하지만 여전한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유충 민원 발생 가구와 시설 등에 대해 정확한 역학조사와 함께 정밀 분석을 진행키로 했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28일 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어 최근 수돗물 유충 발생 사태와 관련해 전문가 중심의 민·관 합동 조사단의 조사를 포함한 두차례의 점검 결과 서울시가 운영하는 모든 정수센터의 입상 활성탄지를 포함한 정수과정 전반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유충 발견장소, 생물종 분석 결과, 정수센터 및 배수지 현장조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때 서울시 수돗물 유충 민원의 원인은 수돗물 공급계통이 아닌 외부요인에 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정수센터의 고도정수처리시설은 인천과 달리 모두 완전 밀폐형이며, 방충망과 벌레 유입방지 시설도 잘 정비돼 있었다고 시는 설명했다. 또 2016년부터 도입한 국제식품안전경영시스템 위생관리기준을 충족해 활성탄지 내·외부 환경이 양호하게 관리되고 있었다는 것이 민·관 합동 조사단의 점검 의견이었다.
시는 지난 22일 민·관 합동 조사단 조사에 앞서 16~17일 환경부-서울시 합동조사까지 모두 두 차례에 걸쳐 정수센터를 점검했으며 그 결과 6개 아리수정수센터의 안전성을 확인했다. 아울러 모든 정수센터 입상 활성탄지의 역세척 주기를 기존보다 강화해 5일 내외로 운영하고 있으며, 오존 주입량을 늘려 살균력을 높이는 등 최적의 시설물 운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서울시는 밝혔다.
시는 유충 관련 민원이 접수되면 우선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주변 상황에 따라 3~10개 지점의 수돗물을 채수해 서울물연구원에서 물속에 유충의 알이나 이물질 등이 있는지 분석한다. 또 현장에서 유충 시료를 확보한 경우 국립생물자원관에 종분석을 의뢰해 그 결과를 확인한 뒤 수돗물과의 연관성 여부를 판별하는 절차를 거치고 있다.
지난 14일부터 26일까지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로 접수된 유충 민원은 모두 73건이며, 유충 신고로 채수한 수돗물 중 서울물연구원이 정밀 분석을 완료한 건에서 특이사항이 발견된 것은 없었다고 시는 밝혔다. 또 현장에서 수거한 유충의 실물 중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에 생물종 분석을 의뢰해 26일까지 확인된 유충시료는 15점이며, 이 중 깔따구류로 확인된 유충은 한 점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가장 많이 발견된 생물종은 나방파리류, 지렁이류로 수돗물과 무관한 유충들이었다. 보건환경 전문가들은 수중 호흡이 가능한 깔따구 유충과 달리 나방파리 유충은 대기 중 산소 호흡이 필요해 상수도 배관 내에서 살 수 없고, 지렁이는 소독내성이 약해 염소 성분이 포함된 수돗물에서 생존하기 어렵다고 분석하는 알려져 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현장 조사시 유충을 발견한 민원인의 욕실에서 나방파리 성체가 발견된 경우가 많았고, 주변 환경 조사 결과 저수조(물탱크) 위생상태가 깨끗하지 못하고 주기적으로 청소하지 않은 흔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수돗물에 대한 시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향후 조치로 정수센터 입상 활성탄지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관망 관리시스템을 고도화하는 한편 전문인력을 확충할 계획이다. 또 유충 민원 발생 가구에 대해 신속하고 정확한 역학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