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내년 재보선 부산시장·서울시장 공천 여부로 갈등을 겪는 더불어민주당이 당헌을 바꾸거나 지키지 않는다면 국민적 신뢰를 잃어버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원 지사는 지난 27일 MBC ‘이승원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 출연해 ‘부산과 서울은 민주당이 공천을 안 해야 한다는 입장인가’라는 질문에 “그걸 우리가 요구했나. 자기네가 당헌에다 그렇게 해서 깨끗한 척을 이미 다했다”며 “당헌은 바꿀 수도 있지만 신뢰는 본인들이 버리는 거다”라고 비판했다.
원 지사는 이어 “페미니스트인 척하느라고 당헌 당규를 먼저 개정해놓고, 실질적 사안이 생기니까 선거 자리가 더 중요하다며 (입장을 바꾸면) 국민에 대한 신뢰, 그리고 자신들이 내걸었던 페미니스트와 정의, 이것보다는 선거 때 자리가 더 중요하다는 걸 본인들이 선언하는 셈이다”라며 “국민이 평가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원 지사는 최근 부산시장·서울시장 공천 발언 논란을 겪은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비판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지사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태 났을 때 ‘서울시장·부산시장 후보내지 말아야 한다’고 말해서 박수쳤다. 그런데 이해찬 대표가 심하게 핍박을 하니까 말을 바꿨다. 이건 이해할 수는 있다”며 “그런데 말 바꾸는 이유가 실제로 큰 잘못이 아니므로 책임질 일이 없다는 식이라면 피해자 2차 가해 문제가 생긴다. 사회 지도자들이 박원순 전 시장 성폭력 문제를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강하게 질책했다”고 밝혔다.
앞서 원 지사는 2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 지사의 무공천 발언 번복 논란을 거론하며 “장사꾼의 신뢰 운운하던 사람이 같은 입으로 원칙을 버리고 현실을 택하자는 말을 할 수 있나”라며 “노무현은 원칙 있는 패배가 원칙 없는 승리보다 낫다고 했는데 이재명은 원칙 없는 패배의 길을 택했다”고 비판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