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에서 배달된 정체 불명의 씨앗 때문에 공포에 떨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외래종이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 미국과 중국이 첨예할 갈등을 빚는 시기에 발생한 일이라는 점에서 중국이 미국을 대상으로 ‘바이오 테러’를 하려는 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제기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주문하지도 않은 물품이 중국으로부터 배송돼 오는 경우가 잇따르면서 미국 내 27개 주에서 이를 열지 말고 당국에 신고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포는 포장에 보석, 장난감 등이라고 쓰여 있지만 내용물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씨앗이 들어있다. 포장지에는 중국어가 쓰여 있어서 정확한 내용을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텍사스주에 사는 한 주민은 중국 쑤저우(蘇州)에서 온 소포를 받았는데 소포 겉면에는 ‘목걸이’라고 적혀있었지만, 소포를 열어보니 씨앗이 들어있었다고 한다. 그는 이를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오하이오주에 사는 주민도 중국 쑤저우에서 온 소포를 열어본 결과 해바라기 씨앗처럼 생긴 씨앗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각 주의 농업 당국은 이 정체불명의 씨앗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자칫하면 외래종으로 인해 미국 내 식물 생태계가 교란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극도로 경계하는 분위기다.
켄터키 농업 당국은 성명에서 “아직 우리는 이것이 장난인지, 인터넷 사기인지 아니면 일종의 바이오 테러리즘인지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충분한 정보가 없다”고 발표했다.
미국 CNN 방송은 이런 수법이 ‘브러싱(brushing) 사기’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유출된 개인정보를 이용해 판매자가 주문하지도 않은 제품을 발송한 뒤 구매자인척 하면서 좋은 후기를 남기는 것이다. 알리바바 등 중국 상거래 업체에서 유행하는 사기 수법이다.
각 주의 농업 당국은 중국발 소포로 씨앗을 받은 주민은 이를 당국에 신고하고, 그 정체가 아직 불분명한 만큼 씨앗을 땅에 심지 말 것을 요청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