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일부 국가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사재기가 논란이 되는 가운데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이 백신가격에 대해 “보도된 40달러는 검토액 중 최고가”라고 밝혔다. 어떤 가격으로 책장되든 40달러 미만이 될 거라는 뜻이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스 버클리 GAVI 최고경영자는 제약사와의 협상을 위해 내부적으로 구체적인 목표가를 아직 정하지 않았으며, 부국과 빈국을 나눠 두 가지 가격으로 협상하려 한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GAVI는 백신 치료제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민간 국제기구로 세계보건기구(WHO), 감염병혁신연합(CEPI) 등과 함께 세계 백신 공급 시스템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이하 코백스)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코백스는 향후 백신 20억개를 확보해 2021년까지 회원국에 공급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75개국이 회원 가입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버클리 CEO는 대다수의 백신 개발이 임상 초기 단계인 터라 최종 가격을 얘기하기 이르다는 입장이다. 그는 “어느 백신이 효과가 있을지 알 수 없어 가격이 어떻게 될지도 전혀 알 수 없다”며 “마찬가지로 백신 개발에 있어 어느 기술이 가장 효과적일지, 백신 접종 횟수가 1회일지 2회일지, 공장에서의 생산량이 어떠할지 등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며 이 모든 요소가 최종 가격 책정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백신 개발 가능성이 있는 제약사들이 어떤 가격을 제시할지 불투명해 지금까지 알고 있는 것을 토대로 비용을 추정해 제약사에 제시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제약사들이 가격대를 다르게 책정해 빈국에는 통일된 가격으로, 중위 소득 국가와 부국에는 더 높은 가격을 요구한다고 전했다.
버클리 CEO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40달러대 목표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코백스가 부국의 백신 목표가로 40달러를 책정했고, 유럽연합(EU)은 이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제약사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일부 보도를 언급하며 “숫자(가격)를 넓은 범위로 들여다보고 있는데 EU는 그중에서 가장 높은 숫자를 뽑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숫자(40달러)는 고소득 국가를 위한 가격 범위 중 최고액에 해당하며 정가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대량으로 사들이는 만큼 낮은 가격으로 구매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